가을의 습격

더위로 반팔 와이셔츠를 입고 출장을 갔는데, 서울로 올라오니 간밤 사이에 가을이다.

올해의 가을은 한참 늦게 왔다. 그만큼 여름의 더위는 길고도 습했다. 더위가 심했는지 많은 분들이 여름의 끝에 돌아가셨다.

사무실의 창을 뚫고 드는 11시의 햇빛이 너무 맑고 극명해서 블라인드를 내릴 수 밖에 없었다. 9시였다면 블라인드를 활짝 올렸을 것이다.

가을날의 아침, 차가운 도시의 벽에 점점이 온기를 물들여 가는 햇살을 보면, 지난 여름이 얼마나 무더웠다는 것을 다시 느끼며, 그 더위로 부터 벗어났다는 안도감에 조금 정신이 든다.

글을 뒤지던 중에 “그 해 가을에 대하여 더 이상 말할 수 없었다”라는 글이 보인다.

어떤 시절에 대하여 침묵할 수 밖에 없는 지점이 늘 있는 법이다.

20080926 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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