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몰원가

어제 오늘 교육을 받고 있다. 회계에 대한 것인데, 들을 만하다.

교육 중 매몰원가라는 단어가 나온다.

어떠한 의사결정을 함에 있어서 고려하지 말아야 할 원가다. 잘못된 의사결정으로 산 고가의 설비를 더 이상 사용하지 못하게 되어 염가에 팔게 될 경우, “이것이 얼마짜린데 그렇게 헐값으로 팔란 말이냐?”고 하기보다, 더 이상 그 설비를 가지고 있어보았자 고철이라는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헐값이라도 어떻게 파는 것이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느냐를 강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매몰원가란 강원랜드에 가서 엄청난 돈을 잃은 사람이, 또 다른 판에 끼어들 때, 자신의 실력이나 이길 가능성을 가늠하고 돈을 걸기보다는 “내가 지금까지 잃은 돈이 얼마인데…”하며 “못 먹어도 고!”라는 심정으로 돈을 건다는 것이다. 매몰원가는 정상적인 판단과 의사결정에 불필요한 감정이 끼어들도록 하는 것이다. 주식투자에서도 매도의 시점이라는 신호가 깜빡거리는 데도 “내가 그 주식을 얼마주고 샀는데, 그렇게 헐값으로 팔라는 말이냐?”라고 팔지 않다가 그만 깡통을 차버리는 것이다. 그런데 이 매몰원가란 회계의 문제 뿐 아니라, 사람이 사는 속에 늘 도사리고 있는 함정이다. “한 때 내가 잘 나가던 사람인 데… 그런 일을 어떻게 하란 말이냐?”하며, 현 시점의 자신의 위치와 방향을 잊게 만드는 것 또한 매몰되어야 할 기억이다.

아마 이 단어를 보고, “과거의 불운한 역사들이 현실에 짐이 되지 않도록 다 묻어버려야 한다”고 말하는 작자들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잘못된 의사결정은 늘 반성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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