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타마 싯다르타가 온 날 그리고…

무지는 하해와 같아서 오히려 아는 것으로 넘쳐나곤 한다. 몸에서 솟아오르는 예기를 온화하게 하지(和其光) 못하였을 뿐 아니라, 교만 또한 내려놓을 수(同其塵) 없다. 늘 지식을 탐하고 초조해 하나 손에 잡히는 것은 단지 어리석음. 무명 속에서 구하는 지식이란 지혜의 광명을 쫓지 못하고 어둠 속에 가라앉아 있을 뿐이다.

어느 날인가 성경을 덮고 물었다. <너희의 가르침은 읽었으되, 공허하기가 그지없고 그 뜻간 곳을 찾으려 하여도 시방삼세의 어드메인 줄을 모르겠으며 부처나 제자, 비구와 비구니, 우바세와 우바이가 침묵하여 이들이 피가 통하는 자인 줄 알지 못하겠노라?> 그들이 말했다. <그럼 가섭존자의 이야기를 들으리이까?> <좋다. 한번 들어보자!>

그들의 이야기에 의하면 가섭(Maha-Kasyapa)이 부처를 만났을 때, 그는 늙었고 부처는 젊었다고 한다. 그는 바라문이며 부처는 그보다 비천한 크샤트리아였다. 부처는 가섭과 진리에 관하여 기나긴 설전을 벌였고 결국 가섭은 부처에게 항복을 하고 자신의 승단을 끌고 부처에게 귀의한다. 당대의 지성이 지혜를 만나매 8일만에 지혜의 경지를 득한다. 그는 자신의 옷을 벗어 부처에게 바치고 쓰레기더미에서 주어온 헌 옷가지로 누덕누덕 기운 분소의(糞掃衣)로 평생을 지냈으며, 엄격한 금욕과 고행으로 두타제일로 불렸다.

부처께서는 그의 깨달음을 이미 아시고 비야리성의 다자탑에서 제자들을 앞에 하고 가섭과 자리를 같이 하여 자신의 법이 가섭에게 전해질 것을 보였다. 그 후 마갈타국의 영취산에서 설법(영산회상)하실 때, 부처께서 묵묵히 꽃을 들어 보였다(염화시중). 대중이 그 뜻을 몰라 할 때, 가섭만이 웃음을 짖는다. 이는 말로써 전할 수 없는(언어도단) 진리를 텔레파시(이심전심)로 전한 것이며, 사유와 분별이 없는(심행멸처) 경지인 것이다. 그리하여 부처의 정법은 가섭에 이른다.

마침 부처가 열반을 하심에 사라쌍수 아래에 누워 말씀하신다. <사람에 의지하지 말고 법에 의지하여 수행하라. 문자에 집착하지 말고 그 뜻에 의지하여 진리를 배우라. 나는 깨달음을 얻은 이후 단 한자도 설법하지 아니하였느니라> 한 후 열반하신다. 그러나 가섭은 그 자리에 없었다. 그는 부처가 입멸한 지 칠일 만에 사라쌍수 아래에 도착한다. <아~! 스승이여. 원하옵건데 진정으로 인사 드리고자 하옵나이다. 제게 인사 올릴 곳을 보여 주사오이다>하니 부처는 널 안에서 두 발을 내보이신다. 그리하여 부처의 정법은 가섭에게 부촉된다. 그 후 그는 부처의 다비를 집행하였다.

불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가섭은 부처의 말씀을 결집한다. 그 결집의 방법은 부처의 사촌동생이자 다문제일(아난다의 메모리 시스템이 출중)인 아난다가 기억하고 있는 부처의 말씀을 외운다.

<저 아난다는 이와 같이 들었습니다. 한 때 세존께서……>

如是我聞(이와 같이 저는 들었습니다)一時在佛…(한 때 세존께서 …에 계실 적에)하고 아난다가 이야기하면, 가섭은 <아난다여! 다시 한번 기억해 보라>하고 말한다. 그러면 아난다는 <저의 기억이 잘못되었습니다. 다시 말씀 드리겠습니다>한 후, 다시 <저 아난다는 이와 같이 들었습니다>라고 기억을 풀어나갔다. 아난다는 기억으로 말씀을 풀어나갔고, 가섭은 그 말씀을 부처의 정법으로 여과해가면서 초기경전을 결집해 나갔다.

아난다는 부처께서 살아계실 때 깨달음을 증득하지 못했으나, 결집이 끝난 후 가섭으로부터 법을 받으니 선가의 2조가 되고, 28조 달마에 이르러 법은 동쪽으로 간다.

가섭은 죽을 때 너무 늙어 눈이 보이지 않았다. 그리하여 제자에게 말한다.

<내가 늙어 마침 죽음에 이르매 눈이 보이지 않으니 나의 스승께서 어디에 누워 계신지를 알 수가 없구나! 이 몸을 스승께로 돌려 다오.>

제자들이 가섭을 부처께서 계신 곳으로 돌려준다. 그는 스승에게 절한다.

<스승이여! 이제 님께로 돌아드나이다. 이 생명이 고단하였음에도 님께서 주신 지혜는 늘 가득하였고 미천한 저를 자유롭게 했나이다. 이제 지극한 마음으로 이 몸을 받쳐 님께로 돌아드나이다.>

至心歸命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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