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두리의 마지막 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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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보 겸 도서관을 가기 위하여 걸어가다가 술집들을 봤다. 1970년대 변두리의 누항에 곰팡이처럼 피어났던 방석집이나 니나노집의 유적같다. 수은을 먹여 안을 들여다 볼 수 없는 거울문을 지나 깊숙한 안 쪽이 궁금했다. 거기에는 이미 자신의 나이를 포기한 한 여인이 어둠 속에서 TV불빛을 뒤집어 쓰고 누워 밤이 오고, 술에 취한 손님이 비틀거리며 유리문을 들어서는 것을 기다릴 것이다.

하지만 이 을씬년스런 풍경 앞에서 밤의 불빛과 여인의 웃음소리를 도무지 기억해낼 수가 없다.

이것이 변두리가 맞이하는 추억의 빈곤함이다.

This Post Has 2 Comments

  1. 후박나무

    제가 사는 곳 도로변에도 사진속의 오래된 술집들이 모여 있는데…
    쓸쓸하고, 애잔허네요…ㅠ

    1. 旅인

      나의 중고등학교 시절 등하교길을 따라 이른바 작부집이라는 것이 늘어서 있었는데… 1980년대가 되면서 도시의 땅값이 오르고 집값이 치솟으며 사라지더니 서울의 끝 여기에 그 흔적을 남기고 있네요.
      제 감정의 맥락을 잡지 못했는데… 애잔하다는 그 말씀이 맞네요. 왠지 옷의 무릎이 늘어나고 소매의 솔기가 풀어진 것 같다는 그 느낌.
      하지만 한번 들어가 술이나 한잔 팔아주고 싶은 생각도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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