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의 뒷간을 말한다. 쌍계사의 해우소는 문이 없고, 변을 보는 곳에는 풀을 깔아 풀내음이 좋다. 아침에 엉덩이를 까고 쪼그리고 앉으면 골 안개 사이로 계곡물 소리가 들렸다. 어찌 수심이 가시지 않으랴.

선암사를 다녀와서

소리는 자성이 없는 것이라서 결국 나무와 구리와 시간이 버무려져야 나는 것일진데, 버무려진 범종의 소리는 흐트러져 문득 공(空)이 되어, 산사의 밤을 토해내고 아침을 만들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