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에 대하여

제가 아는 것이라고는 아무 것도 모른다는 것 뿐이지요…라는 이 치명적인 무지와 眞知에 대하여,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음악에 대하여 정말로 모른다는 것이다.

그제와 어제는 사랑비와 ExoBud에 매달려 있었다. 수차례의 시행착오를 거쳐 asf 파일을 지우고 wma 파일을 올린 후, 엑소버드의 음악을 켜자, 조금은 들을 만 했다.

그러나 선곡을 위하여 하루종일 이 음악 저 음악을 들어왔던 나로써는 이 음악들에 신물이 날 정도였다. 특히 말초를 자극하기 위하여 신디싸이징된 현대의 음악이란, 때론 신경을 심각하게 오염시킬 수도 있다는 것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스킨 위에 엑소버드를 올린 관계 상 다른 포스트로 넘어가거나 방명록 등으로 넘어가면 음악이 끊어져 버린다는 문제는 있지만, 작업이 마무리되고 음악을 듣자 기분이 흥겨워졌다.

그때 음악이 무엇이관데 이렇게 기분을 좋게 만드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음악이란 보편적인 것이 아니라 개인적인 취향에 해당한다는 것을 우리 식구를 보면 알 수 있다. 내가 가지고 있는 한계 수명을 지난 앰프는 이웃집이 시끄럽다는 핑계로 틀수가 없다. 그러나 아내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내가 듣는 음악이 자신의 머리를 아프게 한다는 것이다. 아마 이렇게 앰프를 방치해 두면, 전기부하를 받지 못한 동선과 각종 부품은 스며든 습기와 산소를 제거하지 못하여 점차 부식될 것이고, 싸구려이기는 하지만 명품에 속하는 이 앰프는 장렬하게 전사해버릴 것이다. 그래서 나는 몰래 몰래 한번씩 앰프을 틀어준다. 그러나 나는 딸내미가 보아의 노래에 열광하는 이유를 알 수 없다. 그리고 아들놈이 어떤 음악을 듣는 지조차 모른다.

나는 악기를 한가지도 다룰 줄 모르고, 음표를 보면 어떠한 소리도 추상해낼 수가 없다. 피타고라스학파는 우주는 限과 無限의 두 원리로 이루어진 아름다운 조화가 있는 전체(cosmos)이며, 이 조화와 형(形)을 주는 것이 수의 비례(Logos)라고 했다. 내가 알기로는 그들은 오르페우스 종파의 한 갈래이며, 창시자인 오르페우스는 하프의 명인이자 시인이다. 그의 어머니는 신화 속의 아홉 뮤즈 중 첫째라고 전해진다.

이들의 음악이론은 흘러가는 시간을 정태적인 공간으로 치환하면서 이루어진다. 시간은 생성하고 소멸하는 순간 외에는 아무 것도 없다. 과거가 흘러가버려 없는 것처럼, 미래 또한 오지 않아서 없다. 그래서 이들은 시간의 길이를 상정하고 그것을 어떻게 배분하며 소리의 비례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따라 사람의 마음이 동요한다고 한다. 밀려오고 사라지는 이 진동(소리)의 세상을 통하여 우리는 음악을 통하여 에너지의 형상(eidos)을 감지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주] 디지털 음악이 아나로그 음악처럼 치유효과가 없으며, 정보(소리)가 그리는 파형이 아날로그처럼 곡선이 아니라 말단부위가 날카로워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는 보고가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