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슨 시절 -11

이런 구신 씨나락 까먹는 SF적 이야기는 그만하고 다시 본 이야기로 돌아가기로 하자. 나는 뒷줄 생활에 신물이 났고, 다시 앞 줄이 그리워졌다. 그래서 앞으로 갔다. 그러자 놈도 따라왔고 우리는 셋째 줄에 둥지를 틀었다. 나는 아이들과 다시 친해졌고, 놈은 나뿐 아니라 앞 줄에서 나와 친한 놈들까지 보호했다. 나의 주변은 놈이 있다는 그 자체로 평화로웠고, 감히 놈 때문에…

푸코의 추에서 발췌한 글들

세상의 종말이라는 것에 너무 큰 기대를 걸면 안 된다. – 스타니슬라프 J. 레츠, 『아포리츠미 프라쉬키』, 크라코프, 비다브닉트보 리테라츠키, 1977, 「미슐리 니에우체자네」 → 세상의 종말에 기대를 가진 자들은 어떠한 인간들인가? (旅인) 빛과 신들로부터 비롯되었어도, 나는 이제 그 빛과 신들로 부터 떨어져 여기 홀로 방황한다. – 투르파의 斷想, M7 → 명백히 이 글은 빛과 신들에 대한 모독이다.…

아브라카다브라&아프락사스

본래 이 글은 <악에 대한 단견>이라는 제목으로 쓰여졌다. 5월이 다 지나감에도 창 밖에 장미는 피지 않았다. 지난 해의 무성했던 장미꽃들이 올해는 더욱 창성하여 서로를 해하고야 말리라는 것 때문에 우리의 창에 늘어져 있던 가지들은 잘리고야 말았다. 하지만 나는 장미꽃이 피어나 여름 아침의 싱그러운 이슬을 예언하고 낯의 투명한 태양 아래 붉음이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가를 알려주기를 꿈꾸었다. 장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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