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와 미로 그리고 금강경

아침 태양이 청동 칼에 반사되어 반짝거렸다. 칼에는 이미 피의 흔적이 남아 있지 않았다.] “정말 믿을 수가 있겠어, 아리아드네?” 테세우스가 말했다. “미노타우로는 전혀 자신을 방어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어” 아스테리온의 집에서… 1. 블로그에 미로를 설치하다 방대해진 포스트들을 데이타 베이스로 쓸 생각에 지역로그(Location)를 정리했다. 정리하다보니 Location이 마치 미로가 된 듯하다. 아스테리온의 집에서 보면, 미궁(labyrinthos)이란 거기에 들어선 자들을 혼미케…

불한당의 세계사를 읽다가

요즘 날씨는, 먼바다의 태풍으로 인하여 비가 올지도 모른다는 낭설 – 요즘 TV에서 하는 말들은 대충 받아들이기가 석연치 않다. – 에도 불구하고 맑다. 맑다기보다 투명하다. 며칠동안 열대야 때문에 아내가 틀어준 에어컨 바람에 그만 감기에 걸렸다. 아침이면 땀을 흘리며 지하철로 가고, 지하철의 냉방에 젖은 몸이 식으며 기침을 한다. 기침을 하며 회사 흡연실의 창 밖으로 바라본 하늘은 구름으로…

어떤 아침 건너기

아침에 지하철 속에서 <기억의 천재, 푸네스>를 다시 읽었다. 보르헤스의 그 단편에서 내가 느꼈던 공포의 구절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글의 거의 마지막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그는 전혀 힘들이지 않고 영어, 프랑스어, 포르투칼어, 라틴어를 습득했다. 그렇지만 나는 그가 사고를 할 수 있을 것인가하는 의심이 들곤 했다. 사고를 한다는 것은 차이점을 잊는 것이며, 또한 일반화를 시키고…

보르헤스 그 환상에 대하여

이제 보르헤스의 책을 대충 마무리 지은 것 같다. 읽어서 버렸다기 보다, 열람의 과정이거나 인덱스화, 그래서 책꽂이에 그의 책을 꽂아 놓고 문득 한번씩 읽어볼 만큼은 되었다고 느낀다. 그의 소설들은 짧지만 지루하다. 소설이기에는 수필이거나 아니면 보고서, 아니면 일기같기도 하다. 일조량이 과다한 남미의 작가임에도 그의 글은 대충 어둡고 쾌쾌한 도서관의 냄새가 난다. 그래서 나는 집에서 책을 읽기보다 출퇴근길에…

덧글들의 알레프

어제는 밤새 내린 눈으로 소복하게 날이 밝았고, 딸애와 딸애의 친구를 데리고 영화관엘 갔다. 그리고 아이들이 먹어야 할 오징어 구이를 극장의 어둠 속에서 홀랑 다 먹어버렸다. 아이들은 맨입으로 영화를 보고, 나는 잠시 졸았다. 영화는 <해리 포터와 불의 잔>이다. 아이들이 보기에는 위험하고 추악한 영화이다. 아이들은 재미있다고 했지만, 오징어를 다 먹은 나는 입이 쓰다. 톨킨은 자신의 아이들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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