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교동
빨간 신호등이 푸르러지도록 사람들은 무얼할까, 뭘 할 수 있을까? 건너편에서 영결식장을 발견하거나 파리제화가 흥얼거리는 팝송…
이 버스를 타고 학교를 다녔고, 회사도 다녔다. 성산동-합정동-홍대-신촌-서소문-광교-무교동-을지로-동대문-용두동-안암동-그 다음은 모름이 노선이었다. 서울의 서쪽에서 동쪽으로 건너가는 이 버스 위에서 책도 읽고, 하늘을 바라보거나, 여자친구와 같이 앉아 서울을 관통하기도 했다.
빨간 신호등이 푸르러지도록 사람들은 무얼할까, 뭘 할 수 있을까? 건너편에서 영결식장을 발견하거나 파리제화가 흥얼거리는 팝송…
나는 마지막 남은 무릎을 이끌고 너희들에게 다가가고 싶었다고, 그리고 정말로 나는 아뭇 것도 아닌 놈이라고 말하고 너의 어깨를 끌어안고 울고 싶었다.
아주 우습겠지만, 나의 인생은 날아가고자 하는 의지에 대한 무거운 것들의 집요한 방해의 연속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