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한 날이 아니라 살아가던 어느 날에 쓴 글이라고 보자.

오늘 산책

이어폰을 끼고 산책을 간다. 음악에 대해서는 잼병이다. 어렸을 때 이렇게 음악이 좋았다면, 연주를 하거나 작곡을 하려고 했을 수도 있겠다. 첼로가…

없는 자들의 심야

다음에 당도할 전철 소식이 아득한 전광판을 본다. 막차시간이 어둠에 젖은 승강장처럼 열리는 자정이 되자, 적막이 흥건하다. 없는 사람들은 그렇게 하루의…

우묵한 하늘

조르조 아감벤의 신학에 대하여... 차마 죽지 못하였거나 살지 못한 처참에 대하여 생각할 필요가 있을지도 모른다.

한 여자에 대한 사랑

시간을 보내기 위하여 추억하거나 생각을 해야만 했습니다. 아니면 실명이 심해지면서 거의 글을 쓸 수 없었던 보르헤스처럼 입 속으로 자신의 환상을…

하루가 지나는 언저리

그러니까 길은 6월의 메마른 먼지 속으로 소실되어가고, 바람은 오후를 몰고 와 가슴 속 11번지를 관통해 지났다. 하루에 대하여 유감이 많았는지,…

어제인지 오늘인지

여름이다. 땀에 베개가 젖는다. 열대야에 켠 선풍기는 발등을 매만지고 나는 가면 속에 빠진다. 잠 속에 집 앞 도로로 라이트를 하얗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