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는 것이 아니라 바람을 숨쉬는 것이다. 움직임이 잔잔한 탓에 들 위의 그 모습은 고독해보이고 사색적이다. 나무의 모습은 풍경을 수직으로 나누며 우뚝서서, 바람을 기록하는 잎과 가지가 그림자와 함께 뒤섞여 있을 뿐이다.

바람의 풍경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 김수영의 <풀>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