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 철. 벼나 보리 따위의 농작물을 거두어들임. 또는 그런 일.

가을들이-E

어렸을 적에는 크고 아득한 것을 바랐습니다. 자신은 유한하면서도, 또 유한함이 베푼 한 조각조차 온전케 하지 못하면서 어쩌자고 그랬을까요.

가을들이-D

이 글들은 변명이 아니다. 도무지 사랑할 수 없는 세상을 사랑하기 위하여, 50원 짜리 우표를 붙여 본제입납으로, 세상에 띄우는 편지에 불과하다.

가을 비 바람 속에

가을은 비에 씻기고 바람에 바래며 겨울이 되는 것 같다. 새벽 비에 낙엽이 지고 나무가지가 드러났다. 들에는 하루종일 바람이 불었다. 숲의…

저녁이 오는 풍경

들과 길 위에 서서 햇빛에 익고 바람에 마르는 가을을 보내는 일은 좋다. 햇볕은 맑고 따갑지만 대신 바람이 오후의 열기와 그늘에…

시간의 빛

秋日的 時光 골방에서 하루종일 지내다보니 눈이 침침하다. 잠깐이나마 햇빛을 보기 위하여 바깥으로 나왔다. 가을날 오후 3시의 햇볕은 사람의 몸과 마음을…

골방생활

창이 없는 곳에서 일을 하는 것이란...출근 때 비가 내리면, 하루종일 비가 내리는 것이다. 마음에 엽서 반쪽 만한 창이라도 있다면밖으로 나왔을…

가을들이-C

당신의 슬픔은, 슬픔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에 대한 슬픔, 외로움은 다른 사람들이 느끼는 외로움조차 느끼지 못한다는 그런 외로움같았어요.

가을들이-B

추억이란 아름다왔던 과거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무료한 현실을 드러내는 표지이다. 지금이 무료한 만큼 추억은 반짝이도록 날조되는 법이다.

가을들이-A

느낌의 차원이다. 개연성이라기 보다는 막연함에 가까운…, 일말의 막연함으로부터 우리는 확실함을 이끌어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