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굴의 뿌리

그 해 여름에 시인이자 걸인인 그가 장마와 함께 우리 앞에서 사라졌고 우리는 개천에서 건져 올린 그의 찢어진 운동화에 묵념을 올리는 것을 잊었다. 그러자 존경하는 거짓 위로 또 다른 치졸한 거짓이 올라섰고 그 다음에는 어리석은 거짓이 덮였다. 땅은 황폐했고 씨앗은 발아하지 못하여 굶주린 아이들은 석양이 미쳐 날뛰는 들로 나가 바람 결에 떠도는 풍문의 뿌리를 캐어다 폣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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