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풍교 위에서

금각사를 읽다가 벽암록 63칙 남천참묘의 해석을 보자 불현듯 통도사가 생각났다. 아마 남천참묘의 구절보다는 미시마 유키오의 금각사에 나오는 이야기들이, 79년의 여름, 통도사에 이틀인가 삼일인가 머물던 그때를 생각나게 했을지도 모른다. <남천(보원)스님이 고양이를 칼로 두동강이 내다(南泉斬猫)>는 남천 슬하의 땡중들이 꼴베기를 하다가 만나 새끼고양이를 서로 자기 것이다 라고 우기는 사태가 벌어지자 남천이 꼴 베는 낫을 들어 “너희들이 올바른 해결책을…

섬진강 저물 녘에

잠시 미명을 본 듯하다. 새벽 4시 30분. 나의 기척에 친구가 깨어난다. 어제 밤 피곤을 지우기 위하여 한 한잔 소주기운은 말끔히 가시고 정신이 투명할 정도로 맑다. 잠은 더 이상 올 것 같지 않다. 친구가 주왕산으로 가자 한다. 5시가 되자 둘은 길에 내려섰다. 새벽 닭소리, 소쩍새의 울음소리에 어둠 속에 갇혀 있던 산 그림자가 일어서고 하늘 위로 아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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