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의 번지수

1. 잇빨을 뽑고 염증이 있으니 지어준 소염제와 항생제를 다 먹어야 한다고 했다. 약을 다 먹고 난 삼일 후에도 입 안에는 아픔이 감돌았다. 전에 먹다 남었던 약을 먹으며 아픔을 삼켰다. 하지만 통증이 입 안 어디에서 반짝하고 일어나 어느 쪽으로 물결을 지으며 번져나가는 지를 알 수 없었다. 칫솔질에도 아프지 않았던 사라진 잇빨과 잇몸은 미지근한 수돗물에 화들짝 놀랐다.…

돌들의 데모

놈은 영양분을 빨아들여 살 속에서 돌로 자란다. 살 속에서 나온 돌들은 질긴 고기들과 여린 풀들을 찢고 침과 함께 다져서 목구멍을 지나 밥통으로 보낸다. 놈들이 밥과 풀과 고기들을 저작할 때, 나는 살아있고 먹는다는 것에 뿌듯했다. 그런데 오늘 그것이 살 속에 박힌 돌에 불과하다는 것을 새삼 깨우친다. 살과 돌이 서로를 용납하기란 이처럼 힘든 것이어서, 잇몸이 아픈 지,…

병: 돌들의 반란

올해는 병원의 해인 것처럼 통증이나 아픔들이 계속 연이어졌다. 7월에 시작한 치통은 9월초 사랑니를 뽑아내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타인의 고통을 함부로 속단할 것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전에는 왜들 치과에 가고 저리들 호들갑이냐고 했었다. 통증이 나의 문제가 되자 상황은 달랐다. 살에 박혀있던 돌들의 반란, 통증은 나의 잇빨이 내 살에 박힌 돌로 전락하면서 먹는다는 생존의 제식과 존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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