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詩쭈구리한 글들을 가리킨다. 유현덕이 정현에게 사사받은 바 있으나 賦詩 한 줄 그적거린 바 없다에서 賦란 詩에 비하여 격이 낮은 것으로 나타난다. 내가 어찌 詩를 지으랴. 그래서 賦라 한다.

버드나무집 여자

이제는 글 하나 쓰는 것도 힘이 든다. 하는 일이 없는 탓이다. 그러니까 나는 無事하다. 이런 날들에는 창 가에 앉아 詩를…

보고 있어도…

"보고 있어도 보고 싶은 그대"라는 노래의 제목과 가사가 어디에서 왔을까 했더니... "교토에 있어도 교토가 그립구나, 소쩍새 울음"이라는 바쇼의 하이쿠에서 나온…

빼고 남은 것

담배를 끊자 할 말을 32.4% 잃는다 (30% 가량이나 1/3보다 구체적이기에 참에 가깝다는 후기 산업사회의 강박에 대하여 한 모금의 묵념이 필요하기는…

잠수함과 나비

봄이 잠수함을 타고 왔다 기습처럼 나비는 승선하지 않았던 것 같다 겨울 속으로 자전거를 타러 나갔던 나는 그만 봄에 사로잡혔다 묻는다…

세계와 불화

내가 으스러지게 설움에 몸을 태우는 것은 내가 바라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그 으스러진 설움의 풍경마저 싫어진다. 나는 너무나…

어제는 무엇을 했니

낮에는 강 가에 있는 도서관으로 가서 '서양미술사'를 읽으며 하루가 조용히 저물어가는 것을 기다렸고, 집으로 돌아와서는 모리스 메를로-퐁티의 '눈과 마음'을 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