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의 죄명

사월은 황사와 함께 시작한다. 그래서 이 봄에 눈을 감았던 것 같다. 그리고 밤 중. 담배를 피우기 위하여 집 밖으로 나왔을 때, 라일락이 피어난 것을 불현듯 깨닫는다. 목련은 져버렸고. 올망졸망 꽃은 가녀린 불빛을 삼키고 다시 빛을 토하며 골목에 드리워져 있다. 라일락 꽃잎이 빛을 발하면 밤바람은 부드럽고, 음악처럼 산보를 하고 싶어진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자정이 오기 전까지 라일락…

사월은 조금 심심한 채로

사월이다. 그래, 중순쯤 되어야 사월이라고 …… 할 수 있다. 그러나 올해에 다가 온 사월이 자신있게 “나 사월올씨다.”라고 말할 수 있는 날들이 며칠이나 되던가? 오늘이야말로 그런 날인데 나는 할 일이 없다. 그러고 보니 삼월이란 것은 아예 없었다. 밖의 햇빛은 죽여줄 정도여서 눈을 감고 몸으로 햇빛을 바라보아야 했다. 사월 오일, 삼사월에 드문 드문 피어야 할 것들이 백화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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