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에 관심 있으십니까

道…. 극동이라는 이 곳에는 진리나 진실은 없었다. 다만 가야할 길(道)이 있었을 뿐이다. 본체(本體)나 인명(因明)과 같은 쓸데없는 것으로 머리를 썩힐 필요가 없었고, 언어가 사유의 도구로 전락된 적도 없다. 천차만별한 현상을 지그시 바라보고 기록했다. 지금을 노래한 詩이든, 과거를 기록한 역사이든, 미래를 점친 易이든, 죽은 진리나 진실과 같은 것에는 관심이 없다. 살아있어서 끊임없는 자연을 반영하고 있느냐를 따졌다.

무너진 도서관

## 이 글은 카워드에 있던 글을 가져왔다. ## 동산을 넘자, 타인의 정원이었다. 잔디가 깔려있었고, 적지도 많지도 않은 꽃들이 풀 높이로 자라고 있었다. 밤에 기름등을 켰던 흔적으로 그을은 석등과 사람들의 손때가 타서 반들해진 바위들이 보였다. 모르는 사람의 정원에 은밀하게 침입한 셈이지만, 정원에 감도는 색조와 정경은 마음을 편안하게 했다. 아지랭이와 안개, 햇빛이 섞였고, 갖가지 색으로 피어난 꽃들이…

무너진 도서관

이 글은 계속 쓰여지는 글이다. 하염없이 부풀어 오르고 혼미하여 사악함과 정의에 대한 애매모호함 속에서 나는 방황하고 있다. 방황하는 지점이 천국인지 지옥인지 알 수 없다. 이 무너진 도서관은 소설이 아니다. 사실은 바벨의 도서관일지도 모른다. 이 글에 달린 하이퍼링크는 꿈과 허위와 또 다른 사실들과 버려진 믿음들에 대한 이야기로 채워질 것이다. 무너진 도서관 – 어느 벙어리의 독백에서 –…

동면하는 꿈

날이 풀렸다. 햇빛이 맑더니 목련이 봉오리를 서서히 터트리고, 비가 왔다. 다시 날이 추워졌지만, 영락없이 봄이다. 동면이라도 하는 듯, 나는 이 봄에 대하여 아무런 감상이 없다. 장대한 역사 속에 갇혀 무수한 단어들을 곱씹어대고 있을 뿐이다. 무슨 소용일까? 그것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 것들이며, 한갖 꿈이며, 그 꿈의 끝에 만날 공허이자 지옥인 것을… 나는 무너진 도서관에 대하여 집요한…

보르헤스 그 환상에 대하여

이제 보르헤스의 책을 대충 마무리 지은 것 같다. 읽어서 버렸다기 보다, 열람의 과정이거나 인덱스화, 그래서 책꽂이에 그의 책을 꽂아 놓고 문득 한번씩 읽어볼 만큼은 되었다고 느낀다. 그의 소설들은 짧지만 지루하다. 소설이기에는 수필이거나 아니면 보고서, 아니면 일기같기도 하다. 일조량이 과다한 남미의 작가임에도 그의 글은 대충 어둡고 쾌쾌한 도서관의 냄새가 난다. 그래서 나는 집에서 책을 읽기보다 출퇴근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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