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이리 지냅니다.

펜을 쓰다 보니 성격 상 단점이 드러난다. 1. 펜으로 그림을 그리고 싶어진다. 하지만 불안하다. 스케치를 하거나 드로잉을 하다보면 알게 되는 사실이 있다. 내가 사물의 경중을 감지할 줄 모른다는 것이다. 사소함과 핵심적 포인트의 차이를 분간하지 못한 탓에 그림을 망친다. 그리면서 망칠까 봐 벌벌 떤다. 펜으로 그리는 세밀한 선묘화에 자신이 없는 탓에, 지우개를 들고 4B 연필과 같은…

우울의 붉은 악보

사람이 되려던 즈음, 전설이 빛을 발하고 외로움이 閏달에 잡초같이 벼려진 그 읍내의 언저리를 감돌던 것이 노을, 네 생애의 연고였다. 노을이 필 무렵이면 도시가 비린내로 흘러가는 강변으로 나간 너는 핏빛 오후를 비틀거리며 마시곤 했다. 네 몸뚱이가 헛것이 아니라면 왼팔에 돋아난 정맥 어디엔가 노을의 불순한 系譜가 새겨져 있으리라. 하여 저녁이 가로등 밑을 적실 즈음, 붙잡을 수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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