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물어지는 시간

시간을 흘려보내는 일, 이런 사무가 나에게 잘 어울리는 지도 모른다. 시간이 쌓이는 것이 아니라, 비가역의 세상 저 끝으로 허물어져 내리고 아무런 역사도, 흔적도 없이 공허가 되는 지금, 사무실 건너편에 있는 플라타너스를 보는 일은 멋진 일이다. 싹이 난 후 한번도 가지가 잘려져 나가지 않은 나무의 모습은 의젓하다. 잎이 져 버린 가지 사이로 아침이 가고 오후가 지나간…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