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에 대하여

이 글은 2008년 11월에 나의 불교의 한글 번역 방식이 광역이라고 하자 범어 직역이 어떻겠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글이 되는 셈이다. 나는 최근 불경의 번역이 어떠한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는지 잘 알지 못한다. 하지만 새로이 불교에 접하는 분들에게 텍스트와 번역본을 선택할 때, 몹시 주의를 기울이라는 충고를 하고 싶다. 번역의 원본이 되는 텍스트도 중요하고, 텍스트의 해석 또한 중요하여 서양에서는…

법계도-3: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대한 변주

一曲 : 雨寶益生滿虛空, 二曲 : 衆生隨器得利益 말씀은 우주에 가득하나니 크고 작은 그릇에 은혜는 넘쳐나도다 이 도시를 감싸고 돌던 수많던 노래 가운데 나의 노래는 없었다. 깃들 곳도 없는 나, 어느 골목에서 별을 보고 누웠으며 새벽이면 이슬이 내 뼈에 박혔다. 삶의 위대했던 指南은 태양도 밤의 어둠도 아니었고 아무도 들어주지 않던 당신의 노래라. 작은 내 가슴에 울려 퍼질…

법계도-2: 모든 수레를 담은 수레에 대한 변주

一曲: 無量遠劫卽一念, 二曲: 一念卽是無量劫 끝 없는 세월이 이 마음이며 다시 가 없는 시간이 되노니 오래된 음률은 마당의 느릅나무의 가지에 피고, 노래는 때가 되면 싹이 트리라. 길 가던 행인은 지친 영혼을 툭툭 떨어내고 동전 몇 닢을 던져주며 모래시계를 샀다. 쌓이는 모래의 그늘을 가늠하기 위하여 멈추어 서서 비석 위를 지나는 태양을 바라보아야 하리라. 묘지를 뒤덮은 엉킨 나뭇가지,…

법계도-1: 꽃 비가 내리는 세상을 위한 변주

一曲: 法性圓融無二相, 二曲: 諸法不動本來寂 수냐는 모든 것을 포괄하나니 천차만별 현상세계 또한 고요일 뿐 그 해 겨울은 유폐되었고 추락하지 못한 눈(雪)이 가슴에 결박되어 개나리는 피지 않았다. 문풍지로 막았던 사물의 운동에 관한 서글픈 韻文을 읽고 지나던 예언자가 인력과 제 2법칙 등은 우주의 힘줄이자 내장과 관절이니 네가 어디를 회쳐먹겠느뇨라 했고, 寂寞을 요구하자, 덧문이 활짝 열렸다. 날은 맑았고. 시방삼세…

원효의 일절

佛道廣蕩無碍無方永無所據而無不當 진리란 넓고도 넓어 어디에 갇힐 수도, 어디에 있다고도 할 수 없으니 그 근거할 곳을 찾을 수가 없기 때문에 맞지 않다고 할 것이 없다. 故曰一切他義咸是佛義百家之說無所不是 따라서 세상의 모든 이론이나 말씀들이 진리를 갖추고 있으며, 무수한 종파에서 말하는 것들이 이것으로 부터 나오지 아니한 것이 없다. 八萬法門皆可入理而彼自少聞專其樣挾見 부처의 그 많은 말씀이 다 진리에 드는 것임에도 어떤 놈이 조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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