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비

문득 깨어난 새벽 4시, 빗소리가 가슴 속을 파고 든다. 뒤척이다 깬다. 6시가 지난 TV에서는 교통상황을 보여준다. 출근을 해야 하는데 그칠 생각을 않고 오히려 빗줄기는 거세지기만 한다. 마누라를 깨워 지하철역까지만이라도 태워달라고 할까 하다가 철퍽! 하고 개울이 된 도로 위로 나선다. 매미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좀 걷다보니 굵은 빗발은 긋는데 먼 곳에서 벼락이 치는 듯, 천둥소리가 하늘 주위에서…

비 비 그리고 또 비

출근하는 길. 흐린 아침이지만, 매미들이 극악스럽게 운다. 맴맴맴~매앰. 흐린 아침의 매미울음은 무덥고 슬프다. “비는 내리는데 우리의 생은 저물어간다.” 매미는 그렇게 우는 것 같다. 매미의 애벌레라고 하기에는 굼벵이는 너무 오래 산다. 굼벵이는 통상 7년, 11년, 13년 소수로 땅밑, 나무뿌리의 수액을 빨아먹으며 살다가, 나무 위로 올라와 매미가 된 후 열흘을 산다. 그러니 매미란 지독하게 늙은 것이며, 죽을…

잡상 20100928

1. 광화문 사거리 침수 추석 전날인가 광화문 사거리가 침수된 뉴스를 보았다. 그 풍경을 보면서 내가 국민학교 1학년인가 2학년 때 만난 그 홍수가 떠올랐다. 집이 통의동이고 학교가 지금 중구청이 된 수송국민학교였던 나는, 시민회관(지금의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까마득하게 넓은 도로를 건너 미대사관을 지나 등교를 했다. 여름방학 전인지 방학 후인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엄청난 비가 내렸다. 하교길이었고 학교에서 미대사관…

서울에 차 오르던 홍수…

밤 10시 반, 일을 끝냈다. 아니 하던 일을 접었다. 하루종일 내리던 장대비는 이제 가랑비가 되어 있었다. 맥주를 한 잔 했다. 11시 반. 택시를 탔다. 택시는 강북 강변대로로 올라섰다. 불야의 도시가 뿜어대는 불빛이 어둠과 섞여 강물 위로 흘러간다. 강물은 호우에 잠겨 교각의 목구멍까지 물에 차오르고 고수부지에 심어진 나무 밑둥은 물에 잠겼다. 강은 넓었다. 잠실대교 부근의 한강…

비 내리는 날에

비가 온다. 장마에 홍수가 없다는 데, 올해는 장마 끝에 홍수가 들어 영동에 도로가 끊어지고 마을이 토사에 유실되고, 사람들이 급류에 떠내려갔다고 한다. 그러더니 오늘 또 비가 내린다. 비는 아침부터 줄기차게 내린다. 중랑천이 범람하고 강변도로가 끊긴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허물어진 영동에 내리는 이 호우는 또 어떻게 하나? 내리는 비를 보자, 지난 날들에 보았던 비가 생각난다. 1. 블랙 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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