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어느날 수리된다

어떤 슬픔은 새벽에 출항하고 어떤 아픔은 영원히 돌아오지 못한다. 오늘 우리는 겨우 살아있다. 어쩌면 저주가 가장 쉬운 용서인지도 모르겠다. 2014년 장미가 피는 계절 연희에서안현미 이 글은 ‘사랑은 어느날 수리된다’는 창비시선의 한쪽에 쓰여져 있는 시인의 말이다. “오늘 우리는 겨우 살아있다”에서 한숨을 쉬게 된다. 어떤 기쁨이 새벽에 외출하고 어떤 아픔과 저녁에 해후를 한다고 하더라도 오늘은 정말 나에겐…

17시경 오송역

KTX가 무정차역을 지난다 여객의 모습은 짙은 속도에 뭉개져 보이지 않는데…… 누구의 다급한 세상이기에 저렇게 가야만 하는 것인가 열차가 남으로 달려간 후햇빛이 길게 누운 선로 위에는집으로 돌아가는 막연한 정적 이렇게 또 하루가 지나간다

모텔 하이눈이 보이는 다리

잠시 음란에 대해서 생각하지 말자 오후가 온다 자전거를 타고 빨간 모텔이 내려다 보이는 지점에 이르면 오후는 휘파람을 불며 방죽 사이에서 놀고, 수업을 파한 골목에는 아이도 비루먹은 개 한마리 조차 보이지 않는데모텔 하이눈에선 객실 창문이 열린다 사랑의 미흡한 내용을 채우기 위하여 거울을 바라보며 얼굴을 그리거나 젊은 날을 보냈을 것이며, 정오의 驛舍가 아닌 노을 밑으로 저녁이 익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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