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산

책 표지에 진서로 쓰인 黑山은 흑산이라기 보다 쿠로야마로 읽혀졌다. 흑산이라는 지명이 어째 우리 땅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이다. 가믈 현(玄)은 아득하기는…

하늬바람과 숯내

할 일이 없는 나는 거의 매일 자전거를 탄다. 오후 두시 쯤 집에서 나와 골목 이곳 저곳으로 핸들을 돌려보지만, 결국 한강변의…

누런 대나무

댓잎은 겨울에도 푸르리라고 생각했다. 여름을 향해 풋 초록을 뿜어내는 5월인데, 댓잎들은 아직도 새 계절의 빛깔들을 빨아올리지 못했다. 댓잎들은 금빛으로 서걱거렸고…

늦은 황사

자전거를 타러 나갔다가 바람을 만났다. 봄바람이 거의 폭풍 수준이다. 서쪽으로 가는 길에서는 기어를 2단을 낮추어도 자전거는 바람을 뚫고 나아가기가 만만치…

옛동네

나의 최초의 기억은 여기에서 시작한다. 살곶이다리 건너 한양대 언덕 아래 사근동에 있던 집은 마당이 넓었고 마당 한 쪽은 모래밭이었다. 청계천과…

맥북에어 M1 구입

그저께 맥북에어가 도착했다. 처음 산 맥북을 거의 십년, 그 다음 산 맥미니를 거의 십년(2011.08.10일 개봉) 가까이 썼으니까, 이것도 십년을 쓰지…

해빙

오늘 낮 기온은 영상 13도. 광진교에서 내려다 본 한강은 아직 물이 풀리지 않았다. 배가 얼음을 깨고 지난 흔적 옆으로 살얼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