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친 시력에 난독의 후유증을 앓고 있는 자가 읽은 책이 있기나 한지 모르겠습니다. 이제 책을 펼치면 환장한 글자들이 춤을 추기도 합니다.

흑산

책 표지에 진서로 쓰인 黑山은 흑산이라기 보다 쿠로야마로 읽혀졌다. 흑산이라는 지명이 어째 우리 땅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이다. 가믈 현(玄)은 아득하기는…

우주를 건너는 법

      달팽이와 함께!      달팽이는 움직이지 않는다      다만 도달할뿐이다 박찬일의 '우주를 건너는 법' 제논의 역설보다 훨씬 더 진실에…

무교동

      빨간 신호등이 푸르러지도록      사람들은 무얼할까, 뭘 할 수 있을까?      건너편에서 영결식장을 발견하거나      파리제화가 흥얼거리는 팝송…

영원이라는 것

한강의 시를 읽었다. 그녀의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의 시들 또한 그녀의 소설처럼 끔찍하기는 마찬가지다. 아마 산다는 것 혹은 죽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