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연습-A

1/A. 장미의 이유 앙겔루스 실레지우스는 “장미는 아무런 이유도 없다 꽃이 피기 때문에 꽃을 피우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런 단순한 받아들임, 신에게 꽃을 피울 아무 의지가 없고 다만 영원한 침묵 뿐이라는 그의 말이야말로 신비주의다. 사랑에는 아무런 이유가 없다.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을 하는 것일 때, 사랑은 신비롭다. 돈이나 외모 때문에 사랑을 한다면, 사랑은 합리적이다. 장미는 피고 사랑은 빠지고 볼…

무너진 도서관

## 이 글은 카워드에 있던 글을 가져왔다. ## 동산을 넘자, 타인의 정원이었다. 잔디가 깔려있었고, 적지도 많지도 않은 꽃들이 풀 높이로 자라고 있었다. 밤에 기름등을 켰던 흔적으로 그을은 석등과 사람들의 손때가 타서 반들해진 바위들이 보였다. 모르는 사람의 정원에 은밀하게 침입한 셈이지만, 정원에 감도는 색조와 정경은 마음을 편안하게 했다. 아지랭이와 안개, 햇빛이 섞였고, 갖가지 색으로 피어난 꽃들이…

드라큘라에 대한 전말 20140623

왈라키아의 공작 블라드 3세(Vlad III, Prince of Wallachia)는 1431년 11월 10일에 태어나 1476년 죽은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그는 드러쿨레스티 가문에서 태어나 가시 공작 블라드 혹은 드라큘라(Drăculea)라고 불렸다. 살아있을 때의 기록보다 그 이후, 왜, 어떻게, 흡혈귀가 되었고, 흡혈귀가 되고 난 후 그의 육신과 영혼은 어떻게 되었는가 하는 전말이 중요하지만, 기록은 없다.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이라고는…

변두리 20140620

내가 사는 곳은 도시의 끄트머리, 터미널 옆 이다. 방방곡곡에서 올라온 고속 또는 시외버스들이 터미널을 빠져나가는 버스들과 5cm 간격으로 얽히는 사이로 터미널에 사람을 내리고 또 태우려는 택시들과 승용차들이 다시 섥힌다. 우르르 강을 건너온 전철이 사람들을 마구 쏟아낸 건널목에 파란불이 들어온다. 사람들을 버스와 차들 사이의 빈틈으로 스며들어 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지방 어디론가로 사라진다. 승객들이 내린 전철의 옆구리는…

영업문법공부 20140619

시간은 남아도는 데 글 쓰는 것이 힘들다. 할 일이 있는 것도 아니다. 할 일도 없는 나는 쓸 일도 없는 영어를 쓸 데 없이 공부한다. 그것도 쓸 데 없고 재미도 없는 영문법을 말이다. 영문법을 공부하니 말의 얼개를 들여다 볼 수 있기 때문에 열공 중이다. 사람들을 다양한 갈등과 관계 속에 몰아넣고, 세상을 온갖 소란 속으로 이끌고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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