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심심한 휴일에

때로 내 말에서 논리가 사라져버리기를 미세먼지가 지배한 어느 맑은 날 오전에 기도한 적이 있다. 그리고 물이나 공기가 말의 뼈가 되고 풍경이 헐렁한 옷이 되기를 말이다…

그리고 오늘은 어느 골목에서 마시지 못하는 한 잔의 막걸리를 한 입에 털어넣고, 구름의 간주곡을 듣자고 결심하지만,
결국 그는 야간근무에 투입되고 말 팔자였다.

어제 아내의 우울을 앞에 놓고, 나의 인생에는 왜 슬픔이 없었는가를 고민해야 하는 오후를, 재미난 휴일 TV 프로그램이 울긋불긋 지워나가고 있다.

그렇게 심심한 하루에도 남섬에선 유채꽃이 피고, 어느 햇빛 좋은 산능성이에는 벚꽃이 피어난다고.

흐린 날의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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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골목에 서면 오늘 위에 덧칠 된 조잡한 풍경을 만날 수 있다 버려진 영자신문처럼 무용하지만 한 조각 단물 쯤은 남아있는 것 같은 흐린 날의 오후

우물거리던 마지막 까치 담배를 마침내 비벼 끈 거리에서 먼 길 가던 철없는 인생을 불러 세우고는 어쩌자고 여기까지 왔느냐고 댓거리하던 오늘은 하품하던 어제와 많이 닮았지만 내일 출근하기에는 너무 취해있었다

이 흐린 날의 오후를 건너기 위하여 어떤 이야기를 들어주어야 하며 무엇으로 위로를 삼아야 하는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