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무한 것들을…

누님이 글을 써달라고 한다. 사진 몇장을 주고 자신의 여행기를 달란다. 그것은 나의 능력 외의 일이다.

일주일이 넘도록 한 줄도 쓰지 못했다.

대신 일주일동안 한문을 다시 공부했고, 구글을 뒤져 무릉도원을 찾았다. 굴원의 어부사에 나오는 창랑도 찾았다. 굴원의 어부사는 굴원이 죽은 한참 뒤에 쓰여진 위작임이 틀림없다. 맹자 이루 상에도 어부사에 나오는 “창랑의 물이 맑으면 갓끈을 씻고, 창랑의 물이 흐리면 발을 씻으리라.”는 글월이 나온다.

하지만 맹자는 굴원보다 한 세대가 앞선 사람이고 십년 쯤 먼저 죽었다. 그러니 맹자의 기록이 앞선다. 어부사는 굴원이 죽기 얼마전에 어부와 만나 대화를 나눈 것을 어느 사람이 기록을 남긴 것이라고 한다. 어부사는 굴원의 자살한 이후 맹자의 글이 보급되고 전한의 유향이 초사를 엮기 전인 한 이백년 사이 누군가에 의해서 맹자의 그 구절을 참조하여 지어졌을 것이다.

그리고 호남성에 있는 창랑이라는 개울은 어부사가 만들어진 이후 이름을 붙인 것이 틀림없다.

초(楚: 호남성)라는 촌구석에 있는 들어보지도 못한 창산(滄山)에서 발원하는 滄水와 찌질한 개천인 浪水가 합수하여 된 滄浪을 굴원보다 십여년 앞서 산 산동사람(齊) 맹자가 어찌 알겠는가?

그러니 위의 지도 상의 창랑보다 호북성 무한에서 장강으로 합류하는 한수의 어느 지점이라는 의견에 따르는 것이 맞을 것 같다.

강이야기…

무너미의 크기를 渡河 > 津江 > 濟川 > 涉水 라고 표현한다. 그래서 한강의 나루 중 중요하고 큰 나루를 도(渡)라고 했는데, 삼전도, 한강도(진), 노량도(진), 양화도(진)가 있다. 그리고 그보다 작은 것을 진(津)이라고 하여 , 광나루, 송파나루, 잠실나루, 서빙고나루, 동재기나루, 삼개나루, 서강나루가 있었다.

제(濟)는 강의 지류인 내(川)를 건너기 때문에 나루와 같은 것은 없고, 주역에 건너지 못한 것은 형통한다. 어린 여우가 거반 물을 건널 때, 그 꼬리를 적신다. 이로운 것이 없다 1未濟 : 亨, 小狐汔濟, 濡其尾, 無攸利[주역 화수미제괘] 라고 쓰여있는 것처럼 깊이가 얕고 폭도 좁은 물을 넘는 것을 말하고 섭(涉)이란 폴짝 뛰어 건널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중국의 강의 종주라고 하는 황하 2황하의 옛날 이름은 河다. 양자강 혹은 장강의 옛날 이름은 江이다. 즉 江과 河는 보통명사가 아니라, 고유명사였다. 가 어느 지점에서 서해로 흘러드는지 나는 알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황하는 낙양과 정주(鄭州)를 지나 북동동 산동성 제남(濟南)을 지나 동영(東營)의 앞바다 갯펄에 강물과 토사를 토해내는데, 동영을 지나는 황하는 대하(大河)라고 하기엔 폭은 200~300m에 불과하다.

공자가 “흘러가는 것이 이와 같구나! 낮과 밤을 가리지 않는구나.”할 때, 공자는 냇가(川上)에 있었다고 한다.

이때 공자가 있던 냇가가 산동성 제남의 북을 흐르던 황하라면, 내(川)라고도 할 만하다.

이런 생각을 하다가 김훈 씨의 글이 갑자기 생각났다.

이 하구의 물은 하루에 두 번, 3시간 씩 계속 밀고 9시간 씩 계속 썬다. 바다의 조수는 진퇴를 반복하면서 밀고 썰지만, 전류리 포구 앞 강물은 3시간을 잇달아 상류로 치닫다가 9시간을 하류 쪽으로 쏟아져내려간다. 역류와 순류가 교차되는 순간, 강물은 10여분 기름처럼 고요해져서 미동도 하지 않는다. 전류리 어부들은 이 적막의 순간을 ‘참’이라고 부른다. ‘참’은 격랑을 예비하는 정적이다. 강물 위에서 ‘참’을 맞은 때 어부들은 다시 거꾸로 달려드는 물살이 무서워서 배의 방향을 돌려놓는다. 치고 올라갈 때 물은 ‘곧게 일어서서’ 달려드는데, 역류하는 물은 서울 강남구 압구정 밑까지 압박한다. 다시 강이 흐름을 거꾸로 돌려 바다를 향할 때 상류에 갇혀있던 강물은 한꺼번에 이 하구를 향해 쏟아져 내려온다. 전류리는 한자로 ‘顚流里’라고 쓴다. 강물이 거꾸로 뒤집혀 흐르는 마을이라는 뜻이다.

김훈의 자전거 여행에세이(1), 풍경의 안쪽-김포반도 전류리 포구에서

이 글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들어있다.

조강 : 한강과 임진강이 합수하여 서해바다로 들어가는 늙은 강이다, 할아버지 강(祖江)
웅어 : 조강에서 행주산성 사이의 갈대밭에 알을 낳기 위하여 올라오는 멸치과의 생선을 말한다. 표준말로는 위어다. 그런데 이 물고기를 임금님께서 좋아해서 웅어소(위어소)를 설치하고 잡은 고기는 석빙고에 보관까지 했다고 한다. 5월이 제철이라고 한다.

2 thoughts on “허무한 것들을…

    1. 저도 한번 들어본 것 같습니다. 아마 NHK의 기획물이었던 것 같은데, 거기에서 황하의 끝을 본 적이 있습니다. 막힌 강 하구, 바다로 흘러가지 못하는 강물이 기다리면 밀물이 올라와 황하에 합하고 썰면서 강물이 바다로 빠져나가는 것을 본 적이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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