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슬포

모슬포라는 소리에 정작 그 곳은 기억나지 않고 슬픈 다방이 떠올랐다. 때로 푸른 바닷물에 실려 모래가 문턱을 넘는 다방에는 하나의 탁자에 두개의 의자 그리고 16절지만한 창이 있을 뿐. 오후가 되면 이여도 방향에서 노을이 길게 피어오르고, 포구에선 무적이 울리곤 한다. 이여도 가는 배표는 여객선터미널에서 팔지 않는다. 산 자의 배표는 마라도까지, 거기가서 짜장면을 먹을 이유란 짜장면집이 있기 때문이고 나머지는 삶의 몫이 아니다. 하여 이 생에서 목놓고 울어야 할 이유란 없다.

하지만 바람이 부는 날이면 문득 기억나지 않는 모슬포가 슬프다.

This Post Has 7 Comments

  1. 旅인

    이어도보다는 노 젓는 소리인 이여도사나 이엿사나의 이여도가 더 좋아.

  2. 마가진

    다방이라는 단어가 모슬포의 느낌과 참 잘어울린다는 생각이 듭니다.
    좁은 창으로 보이는 한가로운 밝은 풍경과 멀리 갈매기 두어 마리..
    ㅎㅎ 폭풍칠 때만 나타난다는 섬 ‘이여도’의 전설을 알고 있다 이여도의 실체를 알게 되었을 때 참 신기해 했던 기억이 나네요.^^

    1. 旅인

      이어도가 실제한다는 사실, 그 이름이 파랑도라는 것은 참 재미없는 이야기입니다.

      이어도가 제주에서 강남(지금의 상해)까지의 절반 거리에 있다는 전설처럼 이어도는 제주에서 상해의 중간 지점에 있더군요.

      이어도는 우리의 상상 속에만 있는 것이 훨씬 아름다울 것 같습니다.

  3. 흰돌고래

    ‘이어도 아니었나?’
    했는데, 여인님이 댓글로 달아놓으셨네요. ^^

    ‘거기서 짜장면을 먹을 이유란 … 목놓아 울어야 할 이유란 없다’

    부분, 곱씹어서 읽어보게 돼요.

    1. 旅인

      언젠가는 마라도가서 저도 자장면이 아닌 쯔아장면을 먹어야 겠습니다.

  4. 위소보루

    푸른 바닷물에 실려 모래가 문턱을 넘는 다방이라니, 그 표현 하나에 몇 마디 말보다 많은 감정이 쓸려가고 밀려오는 듯한 느낌입니다.

    1. 旅인

      그런 바닷가의 카페를 그려봅니다. 저는 바다에 몸을 집어넣는 일보다 발바닥 만 적시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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