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변도로 자정

11시 42분, 집으로 돌아가기 위하여 탄 택시는 강북강변도로 위에 올랐다. 택시 안 라디오에서 장 프란시스 모리스의 모나코가 흘러나왔다. 문득 하늘이 고요하다.

도시에 갇힌 하늘에는 뭉게구름이 떠 있었고 하늘의 한쪽에는 달이 보였다. 맑다. 달리는 차의 엔진소리와 가늘게 흘러나오는 에어컨의 냉기, 그리고 교각 위의 불빛에 젖어가는 밤의 강뚝 너머로 아파트와 건물의 창 마다 밝혀졌던 등불은 대부분 꺼지고, 몇몇 집의 거실이나 침실등 만 남겨진 채, 강변 저 쪽 마을은 정적 속으로 침몰하고 있었다.

택시가 강변도로를 달리는 동안 줄곧, 근원을 알 수 없는 고요를, 가슴의 저 밑 바닥 한줌으로 남은 생의 열기로 부터 퍼올렸는데, 그것이 희열인지 슬픔인지 메마른 가슴으로 알 수 없었다.

20100726~27 사이

This Post Has 10 Comments

  1. 울 어무이꼐서 좋아하시는 곡이여서 저도 어릴때 종종 들었는데 무슨 내용인지도 모르면서 감미롭게 다가웠던것 같아요. 파도소리를 들으니 정말 바다보러 가야겠단 생각만 듭니다. ^^;;

    1. 旅인

      저도 무슨 내용인줄은 모르고 남자(모리스의 목소리라고 라디오에서 말하더군요)의 목소리가 멋있다고 만 생각했죠. 물론 여자의 목소리도…
      저도 바닷가에 가까운 민박에 들어 방문을 열어놓고 파도소리를 들으며 늘어지게 한숨자고 싶습니다.

  2. 흰돌고래

    무엇보다 여인님의 글을 읽는다는 것이 정겹게 느껴지는 밤이에요.
    좋은 밤 되셔요 여인님 .. ^.^

    1. 旅인

      요즘 흰돌고래님의 재림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어디 좋은 여름계획은 있으신지요?

    2. 흰돌고래

      이번주에 영광에 놀러가요! 헤헤
      또 8월에도 이런 저런 계획들이 있어요 ^^

      여인님은요~?

    3. 旅인

      영광은 노을이 멋질 것 같습니다. 동네 이름이 영혼의 빛이니 말입니다. 그런데 그보다는 그곳의 염전을 한번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3. 마가진

    제가 아는 모나코인가 싶어 인터넷을 뒤졌더니, 네. 제가 알고 있는 곡이 맞네요.

    참 좋은 분위기의 곡이죠. 저도 많이 들었었는데.. ^^;

    1. 旅인

      제가 아는 음악의 범위가 넓지 않아서 많이 들으시는 곡입니다. 이 곡 때문에 모나코라는 나라를 검색해보게 되었는데 불란서와 이탈리아 국경 사이에 지중해를 끼고 있는 폭 500m 길이 3Km에 인구 3만2천의 나라라니…?

      한때 인기가 있던 곡이었죠?

  4. 모나코의 가사가 저렇게 아름답고 편안했나요?
    사랑이 곁에 있으면.. 저렇게 행복하죠. 하하하/

    1. 旅인

      모나코는 저 노래의 분위기는 아닐 것 같습니다. 카지노나 몬테 카를로스쇼같은 분위기일 것 같고, 007이나 스포츠카 이런 것이 연상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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