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문제다

김용철씨가 쓴 “삼성을 생각한다.”를 사서 읽는다. 1/3쯤 읽었다. 법 밥을 먹은 사람답게 글이 참 매끄럽고 명료하다. 김용철씨를 삼성과 검찰의 배신자라고 매도하는 것들과 우리가 그럴 수도 있고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아니다” 하며 배뒤치기 한판으로 넘겨치는 그의 수사학은 법원에 제출하는 소장과 같은 냄새가 난다.

그의 글은 수긍이 가다 못해 타당하며 쉽게 읽혀진다.

하지만 쉽게 읽혀진다는 것은 문제다.

삼성이 벌여왔던 일들, 검찰의 특검, 법원의 판결 등은 특수하고 은밀한 일들이 비정상적이고 처리되었기 때문에, 나와 같은 범상한 이해의 범위를 넘어서야 함에도,

쉽게 이해가 간다는 것은 분명 문제다.

삼성그룹의 가격이 45억원에 불과하다는 것도 이해가 간다는것 또한 문제다.

This Post Has 6 Comments

  1. 그들만의 세상인가? 그 삼성 사람들이 날때부터 얼마나 귀족의식에 쩔어 사는지에 대해 구구절절 적어놓은 챕터가 인상적이었어요. 상상을 초월하는구나 그런 느낌이랄까요.

    여태 몸 담아왔고 이런 행동을 하는 계기가 무엇이 되었든지간에 그 용기나 행동실천은 높이 평가해줘야한다고 생각해요. 많이 고생하시던데 평범한 삶을 영위하실 수 있었음 좋겠어요. 벌써 4쇄째 던데 광고 없는 엄청난 돌풍인데 언급 없는거 진짜 구려요.

    1. 旅인

      삼성 만이 아니라 재벌기업에 근무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그런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회장의 절대권력은 어느 그룹이나 매한가지입니다.

  2. 마가진

    책 내용은 잘 모르지만..^^;;
    거대그룹내에서의 회장의 존재란 일국의 대통령이 부럽겠습니까? ㅎㅎ

    1. 旅인

      회장의 권력은 대대손손 이어져 나간다는 것, 그래서 로열패밀리라는 이야기가 나오겠지요?
      하지만 권력이나 돈은 중독되고 자신의 권능은 무소부재한 것 같겠지만, 행복이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
      사실 이 책은 삼성을 생각하기 보다, 삼성을 통해서 우리나라의 권력기관 즉 검찰과 사법부, 국세청, 그리고 언론 등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는 것 같습니다.

  3. 위소보루

    이 책을 읽고는 쉽게 읽히고 쉽게 분노하고 쉽게 식어버리는 그렇게 이런 현실을 받아들이는 모습이 점점 더 무섭구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긴 전두환 전재산이 하루 알바비와도 같은 세상이니 쩝

    1. 旅인

      돈이라는 것이 사람들을 그렇게 못쓰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돈이 없으면 사람꼴을 못하게 되고, 돈에 묶이면 영혼이나 정신마저 저당잡혀 사람으로 해서는 안될 일들도 무감각하게 하게 되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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