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굴한 좌파

나는 심히 불온하다. 사상이나 태도 따위가 통치 권력이나 체제에 순응하지 않고 맞서는 성질이 있다는 것이 아니라, 나는 늘 나한테 반역한다.

나는 스스로 좌파라고 나를 위치시킨다. 대한민국의 좌파들에게는 심하게 불경을 저지르는 일이다.

하지만 이 나라에서 좌파로 살아가는 길은 모순이며, 이율배반에 갇히는 것이다. 빈부격차가 없는 사회를 꿈꾸면서도 돈이 있다면 집없는 사람을 외면하고 부동산 투기를 해서 떼돈을 벌고 싶을 뿐이다. 아이들이 건강하게 뛰어놀고 행복한 학창시절을 보내기를 바라면서도 이른 아침에 자식들을 깨우고 자식들의 시간을 토막내서 학원에 보낸다. 나는 남의 자식은 어찌되었던 간에 내 새끼들만은 남보다 좋은 학교에 가고 좋은 곳에 취직하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야박하게 경쟁하여 높은 자리에 올라 떵떵거리며 살기를 꿈꾼다.

이것이 스스로 좌파라고 하는 나의 자화상이다.

나의 이념은 사람과 행복을 향해있지만, 나의 욕망은 자본주의고, 나의 현실은 돈에 굴복한다. 그리하여 나는 스스로 자신을 모순화시킨다. 나는 늘 나에게 불온하다.

나는 이른바 비굴한 좌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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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의 고대왕조들은 사농공상으로 장사아치들을 비천한 것으로 취급했다. 물건을 팔아 돈을 버는 행위는 그릇되고 비천한 것이 아니다. 돈을 만지는 일인 탓이다. 돈은 왕후장상은 물론 정의와 영혼마저 능멸할 수 있는 위험천만한 것이기에 멀리해야 한다는 것을 그들은 알고 있었다.

이건희 회장은 우여곡절 끝에 돌아왔다. 그는 우리나라의 사법제도가 서 있는 기반이 상식도, 주권자인 국민을 위한 것도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며, 숱한 몰염치를 입가에 미소로 머금은 채, 상인인 그는 다시 자신의 공화국의 권좌로 재림한다.

장광근 한나라당 사무총장은 2009.12.11일 “그동안 사회에 기여해 온 공로나 경제에 기여해 온 공로, 특히 월드컵 유치 문제나 동계올림픽 유치 부분에 대한 이 전회장의 역량 등을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하며, 이건희씨의 사면논의을 발동한다.

삼성이 사회에 공헌한 것은 모르겠으나 우리 경제에 기여해 온 바는 분명 있다. 하지만 그것은 삼성이지 이건희씨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 우리나라는 기업가 정신에 대해서는 찬사를 아끼지 않으면서도, 그 기업을 구성하는 절대다수인 노동자들의 생산성과 창의성, 그들이 만든 잉여가치에 대해서는 침묵한다. 이건희 일가 외에 삼성을 둘러싼 이익집단의 이익에 대해서는 몰라라 한다.

그러나 존경받는 이건희 일가가 우리 사회에 대해서 한 일이란 다음과 같다.

전삼성그룹회장 고 이병철 회장 상속세 신고 : 상속재산 237억 23백만원, 납부세액 150억 18백만원(국세청 1988.5.8일자)

1995년 이건희는 재용에게 60억8천만을 준다. 증여세 16억원은 뺀 돈으로 재용은 비상장인 에스원 주식 12만여주, 삼성엔지니어링 주식 47만주를 42억원에 매입한 후 두 회사를 상장시켜 보유주식을 605억원에 매각, 시세차익 563억원을 남긴다. 1996.10.30일 에버랜드 이사회는 주당 8만5천원대인 에버랜드 전환사채를 전환가 7700원에 125만 4천여주 (96억원) 발행하기로 결의한다. 이는 사채를 주식전환 발행시 에버랜드 지분 62.5%에 해당한다. 동년 12월 3일 이건희 등 개인주주와 삼성전자, 제일모직, 중앙일보, 삼성물산 등 법인주주들은 주식배정을 포기한다. 이에 따라 재용 남매는 실권주를 전량 배정받아 에버랜드의 최대주주가 된다. 1998년 에버랜드는 삼성계열사의 지배권을 가지고 있는 비상장사 삼성생명의 주식을 9천원에 구입하면서 삼성그룹의 지주회사격이 됨. 이건희는 같은 삼성생명 주식을 6개월 뒤 사재출연하면서 주당 70만원이라고 주장한다. 2000.06.29일 법학교수 43명이 이건희 등 33명을 특정경제가중처벌법 상의 ‘업무상 배임죄'(형법 356조) 혐의로 고발한다. 2003.12.01일 서울중앙지검은 공소시효 만료를 하루 앞두고 여론에 떠밀려 허태학, 박노빈 전,현직 에버랜드 사장 불구속 기소하고 헐값 발행을 공모하거나 지시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이건희 전 회장은 조사하지 아니한다.(삼성 에버랜드 전환사채 저가 배정 사건의 개략, 즉 60억원으로 삼성그룹 통채로 먹기의 전말 : 위키백과 중)

2007.10.29일 김용철변호사와 천주교정의구현 사제단이 ‘삼성그룹 50억원 비자금’ 폭로로 조사 끝에 2008.04.17일 배임, 조세포탈 등의 혐의로 불구속기소되며, 2007.08.10일 조준웅 특검은 징역 7년, 벌금 3,500억원을 구형. 7.1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이건희에게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 벌금 1,100억원을 선고한다. 그리고 그리고 이건희씨는 2009.12.29일 특별사면된다.

상상할 수 없는 천문학적인 재산이 두번이나 상속 증여되었지만, 쥐꼬리만한 상속세와 증여세를 낸다. 이들 일가의 절세(탈세)로 인하여 국가재정의 부담이 봉급생활자에게 전가되고, 저소득층에 대한 복지지원은 축소된다. 주가조작으로 인하여 거대그룹 삼성이 일인 혹은 가족에게 세습된다는 문제 외에 에스원이나 에버랜드가 취할 시세차익은 이재용씨에게 흡수된다.

이런 사람을 사회와 경제에 기여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2010.03.25일 이건희씨는 “지금이 진짜 위기다. 삼성도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 10년 내 삼성을 대표하는 사업과 제품은 대부분 사라질 것이다.”며 황제경영으로 복귀한다.

그러나 나는 그가 말한 위기가 어디에서 오는 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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