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키온;Marcion

MARCION(약 85~160 AD)

2세기에 풍미했던 영지주의의 한 분파.

이 명칭은 소아시아에 사는 마르키온이라는 사람의 이름에서 나왔다. 마르키온은 로마에 와서 영지주의 그리스도교 신자인 케르도(Cerdo)의 영향을 받았다. 케르도는 구약성서에 나오는 정의의 하느님과 신약성서에 나오는 선하신 하느님은 다르다고 주장하여, 로마 교회와 관계가 좋지 못했다.

마르키온은 이러한 사상을 받아들여 발전·전파시켜 결국 144년에 이단으로 추방당했지만, 이 운동은 널리 퍼져나갔다.

마르키온주의 신학은 우주에 두 신이 존재한다는 데 기초를 두고 있다. 무자비하게 정의를 강요하고 허영심 많고 화를 잘 내는 창조신은 몸과 영혼을 가진 사람을 포함해 물질세계를 창조했다.

일반적으로 영지주의는 인간의 몸만이 창조의 일부이며, 영혼은 알 수 없는 보다 우월한 참된 신으로부터 나오는 불꽃이고, 세계의 창조자는 악의 세력이라고 보는 점에서 마르키온주의와 다르다. 마르키온주의에서 또 하나의 신은 말로는 표현할 수 없고, 피조세계와는 내적 관계를 전혀 맺고 있지 않다.

그 신은 순수한 선(善)에서 우러나왔으며 사람을 물질세계로부터 구원해 새로운 집으로 데려가도록 그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보냈다.

그리스도의 사명과 관련해 마르키온주의가 잘 인용하는 구절은 갈라디아서 3장 13절의 “그리스도는 우리를 구원하셨습니다”이다. 그리스도의 희생은 어떤 점에서 인간 죄의 대속이라기보다는 창조신의 인간에 대한 징벌권을 무효화하는 법적 행위이다.

특별한 계시에 대한 영지주의의 전형적 주장과는 달리 마르키온주의자들은 그리스도의 행위에 대한 믿음을 강조하며, 창조신 세계와의 접촉을 제한하는 엄격한 금욕주의를 실천하면서 세상을 초월한 신의 영역에서 이루어지는 궁극적인 구원을 갈망한다. 여자도 남자와 같이 자유롭게 사제와 주교에 임명된다. 기존 교회는 이들을 영지주의자들 중에서도 가장 위험한 자들로 여겼다.

마르키온의 성서에 대한 견해는 잘 알려져 있다. 그는 구약성서를 창조주 하느님의 작품이 아니라고 주장했으나, 그리스도를 믿지 않는 사람들에 대한 구약의 효력을 부인하지는 않았다. 그리스도교의 전통을 유대의 성서 전통과 조화시키려는 모든 시도를 불가능한 일이라고 거부했으며, 바울의 모든 편지들과 누가복음서에서 유대적 요소를 제거한 뒤에 정경(正經)으로 받아들였다.

마르키온 신학의 중요한 요점은 창조의 신(데미우르고스: 옛 언약의 주, 행위와 정의와 형벌의 신)을 엄격히 구분하는 것이었다. 마르키온은 구약을 던져 버리고, 그 대신 자신이 나름대로 이해한 바울에 전적으로 매달렸다.

정경의 마르시온 정경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