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시작 : 상황의 발생

인사동의 어느 술집에 갔을 때, 중이 술을 마시고 있었다.

질문 : 여인의 질문

어찌 불가에 계신 분이 술을 마시는가?

답 그리고 질문 2 : 중의 답변

어느 중이 한 여인(미모의 여인이라고 가정하자)을 등에 업고 개울을 건넌다.
개울을 건넌 후 함께 가던 중이 묻는다.

“어찌 그대는 여인을 등에 업고 강을 건널 수 있는가?”
“아직도 가슴 속에 그대는 여인을 품고 있단 말인가? 나는 이미 개울가에 내려놓았노라.”

이 이야기를 여인 그대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답2 그리고 질문 3 : 여인의 또 다른 질문

도사 둘이 있었다. 길을 가던 중 갑자기 큰 비를 만났다.
한 도사는 빗줄기를 뚫고 도포자락을 휘날리며 유유히 걸어갔고,
다른 도사는 속인보다 더 잽싸게 처마로 숨었다.

“이 둘 중 어느 도사가 더 뛰어난가?”

답3 그리고 질문 4 : 중의 또 다른 질문

다음 중 맞는 것을 고르시오.

①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다.
② 산은 산이 아니고 물은 물이 아니다.
③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다.

해답은 댓글에 달아드리겠습니다.

– 위소보루님의 포스트를 보고 나서 작성 –

<참고>

1. 출전

老僧三十年前未曾參禪時, 見山是山, 見水是水. 後來參禪悟道, 見山不是山, 見水不是水, 而今個休歇處, 依然見山是山, 見水是水.

宋 靑原惟信禪師

이 늙은 중이 30년전 아직 참선을 하지 않았을 때, 산을 보면 산이요, 물을 보면 물이었다. 나중에 선을 참구하고 도를 깨달을 적에 산을 보아도 산이 아니었고, 물을 보아도 물이 아니었는데, 이제 홑몸으로 쉬는 즈음에야 뚜렷이 산을 보면 산이요, 물을 보니 물이구나.

2. 성철스님의 조계종정 수락 법어(1981.1월) 중

원각(圓覺)이 보조(普照)하니
적(寂)과 멸(滅)이 둘이 아니다.
보이는 만물은 관음(觀音)이요
들리는 소리는 묘음(妙音)이라
보고 듣는 이 밖에 진리가 따로 없으니
아아 시회대중(時會大衆)은 알겠는가?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의견>

저는 불자가 아니며, 성철스님을 좋아하지 않는다기보다는 오히려 싫어합니다. 그것은 1978년 사월초파일 때 해인사 조실로 있을 때, 만나 뵙기를 청하기 위해서 삼천배를 해야해서 포기했다는 문제보다, 무애(無碍)하지 않은 것 같다는 느낌이 그동안 쭈욱 있어왔습니다. 그런데 이 수락법어를 읽는 순간, 저는 성철 스님을 그만 싫어하게 되었습니다.

싫어하게 된 이유는 몇가지로 집약되겠습니다만,

첫째

뭔 말인지 알아먹을 수 없는 山門의 농지거리가 계속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가없는 깨달음이 두루 비추이니 고요함과 사라짐이 둘이 아니다. 보이는 것이 다 관세음보살이며, 들리는 것이 다 묘음보살이다. 보고 듣는 이(사람?) 밖에 진리가 따로 없으니, 아아 지금(그때가 맞지만) 모인 많은 사람들은 알겠는가?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라고 쉽게 풀어도 어려운 것을 무슨 연고로 이렇게 어렵게 말해야 하느냐는 것이었습니다. 게다가 적과 멸은 본시 한 상태입니다. 색과 공처럼 대립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불이(不異)의 개념으로 이야기할 것 또한 되지 않습니다.

둘째

전두환의 군부독재 정권이 들어설 차비를 하고, 광주에서는 학살이 자행된 지 불과 얼마 안되는 싯점에 이 법어는 안출되었습니다. 당시 천주교를 필두로 전두환 군부독재에 대한 반대성명이 계속되고 사회 일각에서는 지성들이 들끓고 있는데, 독재와 민주가 둘이 아니고, 잔학한 군부가 독재를 하는 것이 관음이고 묘음이니 어리석은 중생들 너희는 그렇게 알고 대긍정하라는 교시,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라는 법어를 내놓았다는 것은, 산문(불교계)은 현실세계에서 자행되고 있는 일들에 눈을 감겠다는 이야기와 다름이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그 후 불교계가 군사정권에 취한 태도는 호국불교(누굴 위한 호국인지는 모르겠으나)에 다름 아니었습니다.

셋째

지엽적인 일이겠으나, 죽은 화두는 다시 쓰지 않는 것이 선가의 원칙이나 법어에 썼다는 것과 산은 산이요가 송나라 때 유신선사의 말씀임에도 자기화한 것조차 기분 나쁩니다.

20091022

This Post Has 8 Comments

    1. 여인

      1번은 과거와 미래에 깃대어 산과 물을 바라봄
      3번은 지금 여기에서 산과 물을 바라봄

    2. lamp; 은

      1번과 3번의 차이점은
      네가 깨장에 다녀오기전과 후의 산과 물. ^^

    3. 여인

      아마 2번 일듯 싶습니다. 지금 심우도의 숲 속을 헤매고 계신 듯!

  1. 위소보루

    이건 답을 정말 알수가 없네요. 답은 달 수 없을 것 같지만 1번의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 라는 단순한 명제라고 생각했던 것이 사실은 그렇지 않은 것이었군요. 이 또한 신선한 충격입니다. 전 아직 1번 단계에서 헤매고 있군요. ^^

    답글을 기대하겠습니다 ㅎ

    1. lamp; 은

      (귓속말) 여인님~
      우리 위소보루님 보낼까요? ㅋ

    2. 여인

      어디루 보낼까요?
      반본환원???

  2. 여인

    사실 이 글에는 모두 정답이 없습니다. 모든 질문에 부과되는 정답이 언제나 존재한다는 사유는 우리의 입시제도가 만들어낸 사유방법의 하나일 것입니다.

    중이 술을 마시는 것이 안된다면, 여인을 업고 개울을 건너는 것이 안되며, 비가 와도 폼나게 비를 맞으며 길을 걸어야 하며, 결국 1번 산은 산이라는 속진의 진리에 매몰될 수 밖에 없습니다.

    재미없습니다.

    중이 술을 마셔도 되지만 술에서 깨었을 적엔 남들보다 치열하게 각성을 한다면, 여인을 업고 개울을 건널 당시 색심이 일어날 수는 있겠으나, 여인을 개울가에 내려놓은 후에는 집착하지 않는 풍모도 있을 수 있는 바, 폭우가 몰아치는 길을 무식하게 걸어가는 짓은 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 후 그가 2번에 접어들었는지 아니면 반본환원(근본으로 돌아가 본래면목을 찾다) 3번의 길로 접어들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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