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 그 남자의 여자

1과 다리

요즘 회사를 다니다 보면, 좀 머슥한 일이 생기곤 한다. 커피를 마시거나 물을 마시기 위하여 차실에 갔다가 돌아서면 늘 한 여직원의 늘씬한 허벅지가 눈에 들어오곤 한다. 짜릿하다. 오늘따라 레긴스를 입은 그녀의 치마는 짧고, 다리는 더욱 길다.

눈 앞이 짜릿하면 더욱 근엄한 얼굴을 하게 되고 속으로는 실소가 나올만큼 멋적다.

2와 치마

언제부터 남자가 입던 치마를 여자들이 빼앗아 입기 시작했을까?

신체구조 상 보자면 남자가 치마를 입는 것이 맞다. 그런데 치마를 입는다면 뭘로 입을까? 미니 스커트? 그러면 지나가는 아가씨가 나의 늘씬한 다리를 쳐다보고 휘파람을 불어줄까?

3과 나이

나이가 들면 세상이 아름다워 보인다는 것은 사실이다. 특히 젊은 여자를 보면 더욱 그렇다. 젊었을 때는 자신이 젊었기에 젊음, 그 싱그러움에 대한 인식은 부족했다. 요즘은 연상녀와 많이 사귄다고 한다. 지천으로 널린 젊음이 지겨워 그런지도 모른다.

몇년 전 직원들에게 끌려 나이트 클럽이란 곳에 간 적이 있다. 그런 곳에 가면 꿔다논 보릿자루가 된다. 침침한 눈에 번쩍번쩍 조명, 토막토막 짤려져 보이는 사람들의 율동, 그런 것을 보며 제공되는 맥주 만 마신다.

나가서 춤추자고 한다. 챙피해서 넥타이를 풀고 스테이지에 오르지만, 나의 춤은 임하룡의 다이아몬드 스텝이다. 아웃 어브 패션. 그래도 열심히 추면 빈티지다.

숨은 차고 몸은 말을 듣지 않고 리듬은 따로 논다. 우와 덥다.

살며시 스테이지에서 빠져 나올 때, 그만 한쪽 구석에서 마주보고 춤을 추고 있는 두 아가씨를 보았다.

조명 아래 그녀들! 그만 빛을 보고 말았다.

그들의 몸에서 발광하듯 빛방울들이 뻗쳐나와 그들의 몸을 감싸고 도는 듯 했다. 나는 입을 벌리고 두 아가씨의 몸에서 나오는 그 빛에 취해 한동안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그 이후로 젊은 아가씨의 몸에 감도는 싱그러운 빛을 감지할 수 있는 신비한 능력이 생겼고, 세상이 더욱 아름답게 보이기 시작했다. 주책이다.

4와 사랑

사랑이라는 말을 하면 아직도 부끄럽다. 그런 것을 보면 아직도 죽을 때는 멀었나 보다.

20090924

This Post Has 10 Comments

  1. lamp; 은

    아하하하..
    열심히 추면 빈티지다!!!
    돈에 대한 단상읽고 좀 우울했었는데..
    한방에 날아갔습니다. ^^

    1. 여인

      조울증이 있는지 저도 가끔은 웃긴가 봅니다. 분명 다이아몬드 스텝은 빈티지입니다.

    1. 여인

      젊은 여자들을 흘끔거려도 뭐라 안하시니 다행입니다. 그런데 아무도 안봐주면 짜증나겠지요? 젊고 멋진 남자가 쳐다봐주면 금상첨화겠지만 말이지요.

  2. 위소보루

    전 밤잠이 많아서 저런 나이트와 클럽 같은 곳은 정말 반짝 즐겁다가 피곤해져서 별로 가고 싶어하진 않지만, 열심히 추면 빈티지가 될 수도 있는 걸 깜빡했네요 ㅋㅋㅋ 좋은 참고사항입니다 ㅋ

    1. 여인

      하지만 위소보루님이 열심히 춘다면 그것은 빈티지는 아닐 겁니다. 한 십년 더 기다리시지요.

  3. 善水

    하하하 아무래도 남자는 다리보다는 등짝을 드러내놓고 다니면 휘파람을 불어줄것 같습니다 (절로 손이 갈듯한 탄탄한 굴곡에..쭝울중얼==)

    1. 여인

      그건 몸짱에 해당되는 말씀이시구요. 저는 다리 만 날씬합니다. 뱃살하고 장난 아닙니다. 다행히 쳐지지는 않았습니다.

  4. 서정적자아

    남자들은 그렇군요. 하하하.
    그러고보면 저도 이십대의 남자들의 팔뚝을 보면… 그런 마음이 들기도 하는 듯…

    1. 여인

      예전에는 증상이 별로 없었는데 요즘 심해지고 있습니다. 뱡원에 한번 가봐야 할까 하는 중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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