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심심해서

생활 중에서

◎ 세상에서 제일 나쁜 놈 : 전화통 만든 놈
◎ 더 나쁜 놈 : 언 놈이 핸드폰 만들었어?
◎ 짜증나는 일 : 아파트 일층의 문을 열기 위하여 집과 연결을 시도했는데 마누라가 통화 중이라 연결이 안될 때
◎ 더 짜증나는 일 : 아내에게 접속할 수 있는 전화번호는 세개, 다 걸어도 접속이 안될 때
◎ 제일 싫은 일 : 전화받기
◎ 더 싫은 일 : 전화하기
◎ 이해안되는 일 : 삼십분 이상 계속되는 집사람의 통화

※ 결론 : 20세기형 Communication 부재

말하고 살아야 하는 세상, 말하기 싫다면 어떻게 하나?

나의 장점

할 말이 없어서 그냥 줄창나게 듣는 것이 나의 장점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내가 더 이상 남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시 들을 줄 아는 재주가 생긴다면 좋겠다.

이십대와 삼십대와 사십대

이십대 : 내가 잘난 줄 알았다.
삼십대 : 그래도 중간 정도는 되겠지라고 생각한다.
사십대 : 이 삼십대에 생각한 것이 틀렸다는 것을 슬슬 알기 시작한다.

그렇다고 내가 불행한 것은 아니다. 아직도 앞 날은 창창하다.

휴일

휴일을 잘지내는 사람이 인생을 잘사는 것이다. 평일날마저 잘지내는 사람은 위대한 사람이다.

휴일을 잘지내지 못했다고 내 인생이 확 구겨졌다는 것은 아니다.

나의 삶

이제는 자식과 아내의 삶이 나의 삶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식구들에게 아직 좋은 삶을 선사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돈이라던가 그런 것이 아니라, 서로 섞이는 조그만 시간들, 소소한 대화, 웃음, 그런 것.

하지만 나의 삶이란 올올한 자신의 삶을 채우기에도 늘 모자랐다.

그래! 나는 모자란 놈이다.

세상의 풍경

날이 가면 갈수록 세상은 흉악해지는데, 풍경은 점점 더 미칠듯이 아름답게 보인다.

어제 베란다에서 담배를 피우다, 은행나무 위에 떨어지는 햇살이 춤추는 것을 보았다. 너무 좋아서 뛰어내릴 뻔 했다.

해질 녘에 공원으로 가서 사람들의 그림자가 길게 늘어진 모습을 보면 알지 못하는 그들을 껴안고 싶다.

아가씨라면 더욱 그렇고…

20090921

15 thoughts on “그냥 심심해서

    1. 저는 일본 만화는 안좋아해도 미야자키 아저씨와 신카이 마코토의 광팬입니다. 미래소년 코난 이후의 만화는 극장 개봉작 이외에도 있는 것 없는 것 다 골라 섭렵했습니다.

    1. 아마 공통적인 생각인가 보지요? 아님 살아가는데 점점 역부족을 느끼는 것인지도…ㅜㅜ

  1. 핸드폰을 많이 싫어하시나봐요 ~ ㅎ
    저도 예전에 핸드폰을 너무너무 싫어했던 기억이 있어요.
    정말 너무 많이요!
    지금은 그때 만큼은 아니어도 없으면 더 좋을 것 같아요. 모두가 다 같이요 – ㅎ

    오늘 사람이 살아간다는 것이 아주 소소하고 사소한 것일지라도, 모두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여인님의 글을 보고 나니 더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어요 @

    1. 그런데 왜 싫어하는지는 전에는 확실한 이유가 있었는데 지금은 생각해보니 왜 싫어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멀어서 가까이 가기엔 너무 멀어서 그립고 보고 싶고 하는 그런 것들이 풀풀 살아나는 그런 날들이 그립습니다.

      요즘 생각해보면 예전에는 어렵던 것들이 너무 쉽다는 것도 좀 아쉽습니다.

  2. 정말 재미있게 읽고갑니다. 들을 줄 아는 재주.. 저도 많이 필요한 능력 중 하나 인 것 같습니다.
    저는 꽤 오랜시간 말이 없는 사람은 무조건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이라는 약간의 편견이 있었는데, 아니라는 것을 최근에 깨달았습니다. 말이 없다고 잘 들을 줄 아는 것이 아니며, 말을 많이 한다고 해서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일 줄 모르는 파렴치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잘 듣고 잘 말할 줄 아는 사람이 되었으면 합니다 🙂 블로그 잘 읽고 갑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세요 🙂

    1. 장자에 보면 애타타라는 사람이 나오는데 신분도 천하며 몰골도 추하고 말도 잘하지 못하는데도, 그 동네의 모든 처자들이 그에게 시집을 못가서 안달을 했고, 남자들도 그와 함께 지내다 보면 간도 빼주게 된다는 데, 그가 가진 유일한 재주는 남의 말을 그냥 들어줄 줄 안다는 것이었다고 하네요.

      예! 좋은 저녁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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