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의 책, 넘겨다 보기

이웃을 방문해보니 2009년에 읽은 책이, 아직 9월인데도 70권. 올해 나는 몇권을 읽었을까? 또 제대로 읽은 책은 있을까? 또 사다 놓고 그냥 바라보거나, 읽다가 내팽개친 책은 또 얼마나 될까?

요즘은 읽었던 책을 다시 읽고 또 읽는 것이 아닌가 싶다. 케이블 TV에서 본 영화를 또 보고 또 보듯이…

아들에게 책을 읽으라고 하지만, 때론 책을 꼭 읽어야 하는가 하는 생각도 든다. 책벌레가 되어 책을 갉아먹다보면, 어느 날 책나방이 되어 날아갈 수 있을까?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를 아들에게 이야기하지만, 그런 이유 때문에 내가 책을 읽는 것은 분명 아니다. 사실은 그냥 읽는다. 때론 재미있어서, 때론 이런 책도 읽는다 하고 폼이라도 잡아볼 요량으로… 그러니 공자왈 맹자왈 그럴듯한 내 이야기가 먹혀들지 않는지, 아들 놈은 죽어라고 안 읽는다. 아니 내 말을 안 듣는다. 그럴 때 속으로 이렇게 구실렁거린다. 게으른 놈, 머리 속이 텅텅 비어서 뭘하겠다고? 하지만 독서라는 것이 꼭 머리 속을 채우기 위한 것은 아닐 것이다. 좋은 책은 머리를 채우기도 하지만 그보다 가슴을 채우는 것이 아닐까?

각설하고 남이 읽은 책의 이름을 보는 것만도 재미있다. 그 기간동안 자신이 읽은 책을 기록해놓았다는 것, 한줄로 된 책의 평가이기도 하지만 읽은 책을 흘려보내지 않고 닻을 내려놓았다는 그 사실 또한 감탄스럽다.

이제 가을이다. 책을 읽는 것이 좋을까 하늘을 쳐다보는 것이 나을까?

This Post Has 10 Comments

    1. 여인

      정말 모르는 작가들도 많고 범위도 넓어서…

  1. 위소보루

    정말 분야와 작가가 다양하네요 -0- 놀랐습니다. 하지만 저게 다가 아닐 것이라는 생각에 더더욱 놀랍네요 하하 저런 책을 읽으시고 하나하나 자신의 것으로 만드셨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 더더욱 책읽기에 열중해야겠다는 채찍이 되는 것 같습니다 ^^

    1. 여인

      지금도 후회가 되는 것이 있다면, 독서카드와 같은 것을 꾸준히 작성을 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책의 목록을 보면서 문학을 했을 것이란 생각을 했습니다.

  2. lamp; 은

    윽.. 천개의 고원이 눈에 딱 띄네요..-.-;
    몇번 시도했지만 다 못읽고
    다시..책장으로..책장으로..갔다는..

    …..

    1. 여인

      책이 두껍다보니 눈에 들어오는 것이겠지요. 서점에서 산 후 한번도 펴보지 않아 째려보기만 하는 용도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아마 저것 읽는데 십년쯤 걸릴 듯

    1. 여인

      예, 저도 저 놈들을 째려보며 살고 있습니다.^^

  3. 클리티에

    와~~ 책들 보니깐 제가 다 배가 부르네요!!

    저는 책을 읽는다고 읽는데 항상 너무 똑같은 종류의 책만 읽는게 아닌가 생각이 들었는데
    책들 참고 좀 하겠습니다. 🙂

  4. 旅인

    한번 저도 클리티에님처럼 책들을 전부 내놓고 관련서적이 얼마나 되는지 구분을 해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저도 몹시 편식을 하는 스타일이라서 그림, 음악 다 그렇습니다.

    제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주역과 종교입니다.

    주역은 동양문화 전반에 깃든 코드를 찾아내는데 열쇠 역할을 하는 것 같고 종교가 인류문화의 샘이 아닐까 하는 점에서 관심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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