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물치지

玩物致知

이 또한 공지영의 산문집에 나오는 말인데, 독서를 대학의 팔조목 중 하나인 격물(格物)에 빗대어, 책을 가지고 놀다보면 앎에 이른다는 것. 이처럼 독서에 대한 부담을 더는 말도 없는 것 같다.

머리도 나쁜 데, 뭘 조금이라도 더 알겠다고 책을 읽어대는 것은 이제 쥐나는 일이다. 사실 라캉이나, 들뤼즈나 데리다, 이런 생쌀같은 것을 읽고 이해한다는 것은 어렵다.

주역이나 해석학에 대해서 좀 더 공부하는 선에서 종을 쳐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든다. 이제 주역으로 동양문화를 조금씩 해석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고, 해석학은 그토록 모를 것 같더니 문서나 텍스트를 볼 때 그럭저럭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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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Post Has 6 Comments

  1. lamp; 은

    여든이 넘으신 친정아버지는 ‘아직도 모르는 게 많아~’하시면서 늘 손에서 책을 놓질 않으셔요. 제가 친정 들릴때면 읽으셨던 내용에 경험을 섞어 이야기해 주십니다. 저는 그런 아버지의 모습이 참으로 좋아요. 그리고 아버지가 나이 드시는 것이 속상해요. 근래들어 앉아계시는 아버지 뒷모습만 뵈어도 눈물이 글썽거려 눈물 훔칠때가 많아졌어요.

    여인님이 책 읽으시는 모습을 떠올리다가 아버지 생각이 나서.. 저희 친정아버지처럼 연세가 드셔도 책을 놓지 않으실것 같아서요.

    덧.
    엄마는 아빠에게 불만이 참으로 많으십니다. ㅋ

    1. 여인

      저는 그리 많이 읽는 편은 아닙니다. 오히려 책을 꽂아놓고 언제 저 책을 읽을 것인가 하는 스트레스를 받는 것을 오히려 즐겨합니다. 게다가 요즘은 한문서적이 폭증하여 감히 한번 읽어볼 염두를 내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대충 책을 읽는 시간은 출퇴근 하는 지하철역이거나, 한번 책을 읽다가 필이 꽂혀서 끝장을 봐야 하는 경우가 아니면 집에선 대충 TV나 보며 빈둥댑니다.

      물론 어부인께서 싫어하는 것은 공통분모이고요.

      본가가 집에서 걸어서 10분 거리라 자주 가곤 하는데, 아비지께선 녹내장으로 한쪽의 시력을 잃으셔서 책 읽고 하는 것이 불편해 보입니다.

      http://yeeryu.com/578

  2. 善水

    아 저는 저 놀다보면… 저말이 먼가 씨게.. 후려치네요 ^^; 지난번에 우연히 구경했었는데 요번엔 주소가 생각이 안나서 yeoeen 이라고 쳤다가 yiryu인지 yuri 인지 한참 뚜드렸어요 하핫 할부지하고 손녀 얘기가 코가 시큰하네요.. 좋은 한주 되세요!^^

    1. 여인

      저런 멋진 말을 해줄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것은 참 좋은 일인 것 같습니다.

      찾아오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닉은 상선약수의 준말이겠지요?

      방문해서 오랜 시간 정들인 글들이 보았습니다. 반갑습니다.

  3. 善水

    예 맞습니다 저런 말을 해줄 수 있는 친구시겠구나 하는 생각과 지방의 바람소리 라 말씀해주시는 칭찬이 왜그렇게 기분이 좋은지… 하핫 천천히 머물며 즐거운 시간 보내겠습니다^^

    1. 여인

      잡글들이라…

      그런데 전 선수님이 신기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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