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해서…

심심해서 오마에자키 등대 주변을 그리다.

사진을 놓고 그리는 그림은 어렵다. 사물은 입체이지만, 사진은 평면에 색으로 번진다. 사진을 놓고 그리다보면 가깝고 먼 것이 엉켜서 앞과 뒤가 헷갈릴 때가 있고, 사진의 밖으로 잘려진 풍경을 상상할 수 없다.

보이는 풍경은 보이지 않는 풍경에 뿌리를 내리고 드러난다. 하지만 풍경의 뿌리를 잡을 수 없다.

This Post Has 11 Comments

  1. 위소보루

    그림까지도 조예가 깊으시군요 ㅡ0ㅡ;; 정말 여인님의 정체가 궁금해집니다. 정말 여인님의 블로그를 들어오면 많은 자극을 받습니다. ^^;

    금각사는 다 읽었고 보르헤스의 불한당들의 세계사를 읽고 있는데 명확한 주제가 있다가 없는 글을 읽으려니 보르헤스가 대체 이 글을 통해서 무엇을 전달하고 싶은것인지가 궁금합니다. ㅡㅡ;;

    1. 여인

      그림은 그냥 심심하면 그리곤 합니다. 사진을 베끼는 것이니 별 것은 아닙니다.

      보르헤스의 의도는 잘모르겠습니다만, 초기 소설집으로 후일의 그의 작품의 전개방향을 예시하는 작품이라는 해설이 있네요. 저는 이 작품들을 읽으면서 실존인물인지 여부(보르헤스가 참고문헌이라고 뒷면에 붙여놓았음에도…)가 불확실하며, 등장하는 악당들이 전혀 악당적인 요소를 지니지 않고 있다는 점, 어는 날 잘못하면 당신도 악당이 될 수 밖에 없다는 것들을 열거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보르헤스가 20세기 문학의 산맥이라는 점을 이해는 못해도 느끼기 까지는 시간이 좀 필요할 것 같습니다.

    1. 여인

      자기의 공력이 들어간 것들은 늘 애착이 갑니다. 하지만 늘 제 그림은 선이 거칠고 사물을 단순화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이것은 사물을 바라보는 방식이 번잡한 것이 아닌가 합니다.

  2. 쏘울

    주말동안 블로그가 열리다 말다 느려지더니 지금도 의견 창이 겨우겨우 열리네요.
    주말 잘 지내셨나요?

    저도 위소보루님 처럼 여인님의 여러 장르를 넘나드는 … (시공을 넘나들기도 ㅋㅋ) 점점 정체가 궁금해지는군요 ㅎㅎ

    1. 여인

      저는 서양적 분과학보다는 동양의 선비적 인문학을 선망하고 있습니다. 즉 북치고 장구치고 다하는… 하지만 늘 능력의 부족을 겪고 있습니다.

  3. luna

    다시 봐도 그림이 느낌이 좋아요..

    1. 여인

      그런가요? 고맙습니다. 앞으로 자주 올려야겠네요^^

  4. 흰돌고래

    후덜덜, 여인님 그림솜씨… T.T
    저 그림 그린다고 그림노트 사놓고 한 장도 안그렸는데 분발해야겠어요*_*
    히히

    1. 旅인

      배운 적 한번 없이 중고등학교 때의 미술시간 실력입니다. 흰돌고래님 사놓은 그림노트 꽉 채워 저번 초상화처럼 한번 보여주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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