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아침이 오는 모습을 보는 것을 언제부터 좋아했을까? 하루가 지는 그 시간은 여름을 빼놓고 냄새가 없지만 아침이 오는 속에는 늘 새로운 냄새가 난다. 아침의 냄새를 맡으며 창 밖을 보면, 어둠이 깃든 대지와 사물들 사이로 가로등불이나, 때로 불켜진 창을 볼 수가 있다. 그 불빛들을 보면 잠들지 못했거나, 새벽에 영혼을 부시시 깨우고 일어난 사람들의 몽롱한 외로움과 그 정적의 시간들이 내 가슴에 저며든다. 그러면 하늘로 부터 빛이 풀어지는 싯점을 맞이할 수 있다. 빛이 풀어지기 시작하면, 밤의 어둠 속에서 응결되었던 가로등불빛이나 아파트 현관에 켜져 있는 등불이 서서히 풀어지기 시작한다. 빛이 풀어지기 시작하면 어둠 속에 웅크리고 있던 사물들의 형체가 드러나기 시작하는데, 드러난 형체들은 일상처럼 심드렁할 뿐이다.

아침이 오는 시간들은 그렇게 느리다. 잊었던 어제의 조각을 맞추듯 세상의 사물들을 모두 제 자리에 놓아둘 수 있게 될 그 즈음에 동산의 정수리 부근이 붉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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