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0929 교보문고에서

책을 한권 사기 위하여 교보문고로 갔다. 찾던 책은 없었다. 다른 책을 골라 책값을 보았다. 9,200원. 책은 한 200쪽 쯤 되었는데, 작가의 글은 100쪽을 좀 넘었다. 나머지 100쪽의 분량은 해설이었다.

어떤 소설가의 소설에 그만큼 분량의 해설이 붙는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주석이 달린다면, 그것은 좋다.

우리의 책에는 주석은 부족한 반면, 돼먹지 않은 해설은 많고. 그것으로 인하여 책은 두꺼워지고, 책값은 올라간다.

특히 그 책은 김화영이라는 사람이 번역한 알베르 까뮈의 전집 중의 한 권이고, 전집의 매권마다 쓸데없이 긴 해설이 붙어있다. 게다가 번역이 잘 되어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데, 책의 면수 때문인지 가격은 비싸다.

This Post Has 7 Comments

  1. 컴포지션

    정말 공감합니다…
    대체 해설은 왜다는것인지.. 독자 스스로 이해하는 재미를 없애버린다고 해야하나요? 그냥 해설 빼고.. 책값이 조금 떨어졌으면 하는 조그마한 바람입니다.

    1. 여인

      저도 우리나라 책값이 세상에서 제일 비싸다고 느낍니다. 왜 그렇게 책(아니 글) 부풀리기를 잘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외국의 한권짜리 책을 두권, 세권으로 쪼개는 기술이 참 발달되어 있거든요.

      그리고 예전의 문고판이 부활하여 신간이 아닌 고전과 같은 것들은 좀더 저렴하게 보급되어야 하고요.

    2. 컴포지션

      예 확실히.. 제가 미국에 유학중이다보니 여러가지 원서를 읽게되는데, 확실히… 번역된 책들은 두권 세권으로 잘 쪼개놓았더라구요. 그러면서 그 쪼개진 한권값이 미국 한권값보다 비싸질 않나.. 양장본으로 만들었다는 이유로 한없이 비싸지질 않나… 제가 책 욕심이 많다보니 책구입을 즐겨하는 편인데 경기도 어려운데 책값이 올라 마음이 아픕니다.

      미국에는 양장본과 일반제본(또는 문고판) 두종류로 만드는 경우가 많은데 요번 여름에 교보문고에서 본 결과 한국은 대부분 양장본으로 발간을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여인님 말씀처럼 고전들은 문고판으로 저렴하게 구입 할 수 있었으면 하네요.

    3. 여인

      다빈치 코드를 사려고 서점에 갔다가 6월인데 2권은 9월에 나옵니다 라는 말을 보고 3개월을 어떻게 버티냐 하고 교보에 간다는 아들놈에게 한 3만원 할텐데 다빈치 코드 영문판 사와라 했더니 융통성없는 녀석이 돈에 맞춘다고 페이퍼 백이 아닌 하드 보드로 사와서 그걸 펼처놓고 지하철에서 읽었습니다. 페이퍼 백이 가지고 다니기도 편하고 책꽂이에 차지하는 공간도 적고 다 좋은데…

    4. 컴포지션

      크아.. 그 기분 100배 이해합니다.. 저도 그런 경험이 있거든요. 🙂

  2. 善水

    ㅋ 이건 저 초큼 부끄러운 얘기인데, 처음에 미국에 왔을때 페어퍼백을 보고 우리 책의 화려함과 매끄러움?을 자랑하며 이넘들한테 자랑을 하곤 했어요 그런데 참 지내다보면서 공책하나 볼펜하나에도 본질을 잃지않는? 실리적인것을 추구하는 이곳의 문화를 들여다보고 있으니 언제부터 우리가 알맹이말고 겉포장에 이렇게 치장하게 되었나 싶은 생각을 쪼매 했습니다. 분명히 우리것은 겉보기 뻔지르르보다는 그윽한 맛이 있어 일품인디..

    1. 여인

      저도 윤기가 반짝반짝 나는 하얀 종이에 멋진 활자로 인쇄된 책을 좋아했습니다. 하지만 독서하기에는 누리끼리한 갱지에 활자로 인쇄된 투박한 책이 빛이 어른거리지 않고, 활자가 손가락에 밀리지 않아 훨씬 좋다는 것을 후일에야 알았습니다.

      겉포장에 치중하게 된 것은 우리가 너무 타인을 의식하며 살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제 카드도 나올 때부터 골드카드, VIP고객은 고객 13개 레벨 중 밑에서 4번째 레벨이라고 하니, 모두가 겉치레가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저도 그런 사람 중에 하나이긴 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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