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정부를 바라보며…

이명박 정부의 출범을 보면서, 예전에 썼던 글을 다시 한번 올려본다.

1. 역사와 규명, 그리고…

잠정적으로 <과거사규명법>이라고 불리우고 있는 이 법은 나중에 명칭이야 어떻게 되든 제안 이유에 언급된 대로 왜곡된 역사를 다루는 수치스러운 법안이며, <법>으로 심판할 수 없는 <역사>를 다루는 기형적인 법안이다.


역사란 당위(Sollen)가 될 수 없는 존재(Sein)의 문제이다. 따라서 국가와 민족 혹은 식민통치를 위한 당위성에 의하여 왜곡된 역사는 설령 부끄럽고 수치스럽다 하여도 고쳐져야 하며, 가해자는 피해자에 대하여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여야 역사는 당위에 의하여 왜곡된 허구가 아닌 실재로서 존재할 수 있으며, 국민의 용서와 화해가 가능하다. 과거사 규명은 이러한 점에서 이 시대의 당위의 문제이다.

해방 이후 우리는 적산가옥 및 공장과 함께 적산의 기업가·정치가·관료를 함께 일제로부터 물려 받았고, 지금 경제와 안보가 시급한 만큼 이들을 단죄하는 일을 잠시 미뤄달라고 했다. 결국 이러한 유보는 권위주의 정치체제 속에서 오히려 <민주>를 부르짖는 당연한 일이 <경제와 안보>를 해하는 용공적인 이적행위로 왜곡·폄하되기에 이르렀다.

권위주의가 몰락한 이 시점에도<민주>를 이야기하는 것이 당연하고도 <중립적인 가치>의 표방임에도 아직도 <진보>라고 한다. 과거사 규명의 구체적인 목표는 역사를 바로잡음으로써 <민주>라는 이상을 뿌리내리게 하고, 이를 바탕으로 시장기능을 정상화하는 동시에 주권자인 국민에게 주권을 돌려주자는 것이다. 이것은 더 이상 미뤄져서는 아니되며, 적산의 후계자들은 더 이상 <경제와 안보>라는 베일 뒤에 숨을 생각을 말아야 한다.


지리했던 현대사에서 우리는 그 누구도 죄 없다고 할 수 없는 입장에 서 있으며, 모두가 피해자였던 것이다. 우리의 잘못을 들여다 보고, 우리의 상처를 돌아보는 작업은 수치스럽고 어려운 일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우리가 죄 사함을 받고 원수를 용서하기 위해서는 감내해야 할 청산작업임에는 틀림없다.

<단편들…>

2005/05/01 20:44 씀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주요 당직자회의에서 “지난 10년간 국정을 파탄시킨 세력들이 정부 조직, 권력기관, 방송사, 문화계, 학계, 시민단체 등 국가사회 각계각층의 요직에 남아 새 정부 출범의 발목을 잡고 개혁을 방해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어 “대통령은 바뀌었지만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정부조직법 개혁을 무산시켰고 국무위원 후보에 대한 흠집 내기로 아직도 조각(組閣)조차 (완성) 못하고 있다”며 “지금도 방송통신위원장과 국가정보원장 청문회조차 열리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동아일보 3/12일자에서…>

공자는 관중이 권력을 바탕으로 사적으로 치부를 하고 제후나 기거할 수 있는 집에 살았다고 소인배라고 몇번이나 매도하고 있다. 그러나 관중이 없었다면, (오랑캐에게 침략을 당하여) 변발을 하고 한쪽 어깨를 드러내고 살지도 모른다고 술회한다.

다소 흠결이 있어도 관중과 같이 일국광정할 수 있는 뛰어난 인물이 우리에겐 필요할 지 모른다.

그러나 아쉬웁게도 우리나라에서 살아가는 방법은 이러하다. 제자의 논문을 베끼거나 허위로 학력을 위조하여 떡하니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스트레스가 쌓이면 관상용 토지나 주택을 매입하고, 교육 여건이 나쁘니 당연히 자식은 외국에서 교육을 시켜야 한다고 믿는 사람들이 능력이 있고 대우를 받는 곳이다. 이런 꼬라지가 어디에서 시작되었느냐고 한다면, 바로 광복 후의 과거청산의 방식이 항상 글러먹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몰라도 한참 모르는 것이 있는데, 국무위원 후보에게 흠집을 내고 있는 것은, 국정을 파탄시키고 있는 그 모종의 세력이 아니라, 후보들이 간직한 흠집 그 자체다. 통합민주당이나 모종의 세력이 지랄을 해서도 아니다. 다만 국민들이, 아니 내가 싫다는 것이다.

2. 청계천변에서…

어제 청계천을 보았다. 흘러와야 할 개울은 막혀버리고 아주 먼 곳에서 아무런 이유없이 끌려온 강물이 쏟아져 내리는 개천. 기어이 자연의 날개를 꺽고 풍요의 눈금처럼 청계천은 되돌아왔다. 나의 어린 시절, 개천이란 온갖 오물이 모이고 그 사이로 시꺼멓게 죽은 물이 흐르는 곳이었다. 악취와 모기와 하루살이들이 배회하던 그곳들을 혐오할 수 밖에 없었기에 우리는 그것들을 깨끗하게 하기 보다는 시멘트로 복개함으로써 더럽고 혐오스러운 것들을 지하 저 밑의 어둠 속에 매몰시켜버렸다.

돌아온 청계천은 어둠 속에 가려져 있는 더럽고 악취에 가득한 서울의 모든 개천에 대한 허위일 뿐이다.

대통령 선거까지 시간도 남고 했으니 이제 종로에 다시 전차가 다니도록 하면 어떨까요? 시장님!

2005/10/28 13:44 씀

사실(청계천)을 드러내 놓고, 그것을 치유해야 하는 것이 위정자가 해야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국민이 알아야 할 것(시궁창)을 호도해서는 안된다. 시궁창을 열어보이고 사실은 이렇다. 이것을 어떻게 바로잡을 것인가 한번 고민해보자라고 해야 한다.

위의 안원내대표가 한 말은 남대문이 불타고 난 후, 노무현 씨에게 책임이 있다고 하는 말과 하나도 다름이 없다.

그러니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하고, 어려움이 생겼을 때 이 정부는 또 누구에게 책임을 지라고 할 것인지 그것이 궁금하다. 그때는 하나님 탓으로 돌릴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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