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대한 몇가지 이야기들-12

구  원

저는 기독교인이었습니다. <좁은 문>의 알리샤처럼, 편협한 사고를 지닌 크리스쳔이었을 겁니다. 교회 문을 박차고 나온 까닭은, 구원을 얻지 못하리라는 것이었죠. 제가 사악하고 타락하여 죄사함을 얻지 못하리라는 것이 아니라, 애초부터 원초적인 죄의식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타락하기를 늘 바랐습니다. 성전의 한 구석에서 자신의 죄를 느끼며, “오~ 주님이시여! 이 사악한 죄인을 용서합소서.”라며 참회의 눈물을 토해내며 구원을 얻기를 바라마지 않았습니다.

타락도 호락호락한 것은 아니죠. 타락에 이르기 위해서는 세상이 부과하는 도덕율을 방기할 정도로 강력한 정염으로 활활 타오르는 욕구와 쾌락 속으로 몸을 던질 수 있는 적절한 상황 또한 연출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저의 생활은 단조롭고 지루하기만 했기에 구원은 커녕 타락도 없었으며, 단지 배덕자가 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라캉(J.Lacan)은 강박증이란 무의식 구조 속에서 어머니에게 너무 사랑을 받았다는 사실, 자기가 진실로 어머니가 원했던 남근이었다는 과잉적 자신감이 응결되어 늘 아버지에 의한 <거세>의 공포 때문에 무의식 속에서 아버지의 죽음의 필연성을 요구하며, 그 공포를 잊기 위하여 미친 듯이 일 등에 열중하게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이런 구절을 통해서 <사랑에 대한 사설>의 댓글 중 “아마도 신이야말로 인간 최대의 남근이었나 봅니다.”라는 구절을 해석해보자면, 신에 대한 끝없는 두려움과 죄사함을 받기 위한 회개는, 결국 인간이 선악과를 먹어 현세의 지혜(팔루스)를 얻기는 했지만, 결국 보다 기의를 알 수 없는 근원적 팔루스인 <삶 그 다음>은 그에게 있다는 것, 그리고 옳바른 판단에 따라 온당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결국 삶의 옳고 그름의 심판은 최종 심급인 신의 자의적 판단에 있다는 거죠. 그러니 신이야말로 유일한 아버지이자 인간 최대의 남근이라는 말씀은 탁견임에 틀림없습니다.

이런 점에서 사랑은 제가 기대해왔던 타락이자 구원일지도 모릅니다. 자신이 속해 있던 온전하고 고요한 세계로 부터, 어느 날 불현듯 자신의 정염에 따라 행복과 쾌락이 철철 흐를 것 같은 그 연애의 세계로 뛰어듭니다. 그리고 사랑이라는 것을 차지할 것이고, 열락에 취할 것을 기대합니다.

이브를 만난 아담은 과연 행복했을까요?

불행했더라도, 그는 인간으로서, 받아야 할 고락은 다 누리고 죽었지요.

일기의 한모퉁이에 “그 해 가을에 대하여 더 이상 말할 수 없었다.”라고 비장하게 쓴 글이 있더군요.

그 글을 읽자, 그 해 가을을 다 이해할 것 같았습니다. 술을 마시는 날들이 잦아졌고, 완벽하리라 생각했던 나날들은 조금씩 삭아내리고, 세상이 우울해지기 시작했습니다. 허물어져 내리는 것들을 더 이상 제 힘으로 지탱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고, 그만 허물어졌습니다.

하지만 그 해 가을에 벌어졌던 일들의 밑에 흐르고 있었던 그 조류가 무엇인지 도무지 알 수 없었습니다. 그 거센 흐름의 방향을 알 수 없어서 저는 떠밀려 갔고, 마침내 좌초하고 말았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이것이 타락이구나 하며, 마침내 구원을 바라게 되었죠.

그 가을이 지나고, 겨울이 갔고, 다음 해 봄, 우연히 어느 저수지에서 간신히 제 몸을 추스릴 수 있었습니다.


그 가을에서 부터 봄까지, 아니 그 훨씬 전부터 몹시 아팠고, 저수지에 이를 때까지만 해도, 그 해 겨울의 혹독한 추위로 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수원에 이르게 된 것은, 어느 날 오전, A가 나를 불러냈고 “우리 한번 멀리 가 볼까?”했다. 멀리 떠나기 위하여 시외버스터미널로 갔다. 하지만 고작 우리의 손에 쥐어진 버스표란 수원행이었다. 불과 몇 십 분이면 도달할 수원이었지만, 아주 멀리 가는 것처럼 버스에 올랐다.

자리에 앉은 우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버스 안은 따스했다. 수원의 어디로 갈 것인지, 무엇을 할 것인지 아무 계획도 없었다. 잠깐 사이에 버스는 수원 외곽에 우리를 내려놓았다. 터미널을 나와 개나리가 노랗게 피어오르는 길을 따라 걸었다. 원천유원지라고 쓰인 이정표가 보였고, 아주대학교를 다니던 형 친구의 이야기가 떠올라 유원지 쪽으로 가보자고 했다.

공기총으로 인형을 쏘아 맞추거나, 사람들의 손때가 까맣게 묻은 화살을 쏜다던지, 파란색 칠이 된 녹슨 허니문카를 생각하며 도착했을 때, 아무도 없었다. 텅 빈 매표소와 멈추어선 허니문카 밖에는 없었다. 할 수 없이 비닐막이 바람에 펄럭거리는 황량한 유원지 옆, 뚝길로 접어들었다.

뚝길에서 바라본 저수지는 물이 금새라도 넘칠 듯 찰랑거렸고, 바람이 불어 봄빛이 물결에 일렁이고 있었다. 저수지 맞은편은 움이 트는 듯 누런 색 사이로 푸른색이 어른거리기 시작했다. 얼마 전 비가 왔는지, 날은 맑았지만 뚝길 이쪽 저쪽에 웅덩이가 있었고, 그 사이로 새싹이 돋아나고 있었다.

새싹을 보다가 웅덩이 속에 곰실거리는 것이 보였다. 올챙이들이었다. 아니 올챙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작아 부는 바람에 휘날리듯, 그것들은 와글거리며 이쪽 저쪽으로 몰려다녔다. 쪼그리고 앉아 한동안 그 모습을 들여다보았다.

올챙이를 보았다기 보다, 웅덩이에 비친 하늘과 나의 반쪽 눈, 그리고 내 머리 뒤에서 웅덩이를 내려다보는 A의 얼굴을 보았다. 웅덩이에 비친 하늘은 바닥이 하염없이 깊어서 슬펐다. 푸른 밑바닥사이에 둥실떠서 나를 올려다보고 있는 그녀의 얼굴은 한동안 잊혀져 있었다는 것 때문에 가슴이 뻐근했다.

“뭐봐?”
“……”
“어머! 올챙이들이네.”
“정말 봄이 오는 모양이야.”

한마디 한마디 그녀에게 말을 토해낼 때마다, 처음 여자를 만난 수줍은 소년처럼 마냥 힘들었고, 그녀가 더욱 멀게 느껴졌다. 아득한 느낌이 차오를 때마다, 지난 겨울의 추위가 몸 속에서 옴실거렸다. A는 나를 다시 만나고 난 후, 내 몸 속의 추위를 느끼기라도 한 것처럼 움칫거리며 침묵의 뒤로 밀려나곤 했다.

가눌 길 없는 침묵을 덜어내기 위하여, 우린 다시 걷기 시작했다. 저수지의 주변 구릉 곁에는 아직 찬바람 속에 은사시나무가 햇빛을 받아 은빛의 몸체와 가지를 하얗게 펼치고 있었다, 그 모습은 가련했지만 뚜렷하여 오히려 의젓했다.

그런 풍경을 보자 A에게 말하고 싶었다. 아주 단순한 말이라도 좋았다.

가령 “나는 한번도 너를 사랑하거나 좋아하지 않았어….”라고 시작해도 좋았다. 아니면 “왜 다시 날 만날 생각을 했냐?”고 물을 수도 있었다.

뚝길을 거닐면서, 땅 위에 스민 빗물이 햇볕에 마르는 흙냄새를 맡았다. 바람은 찼지만, 대기나 부푼 흙 속에 응결된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 아니면 질척이는 웅덩이를 피할 수 있도록, 내가 잡아주었던 A의 손끝에 맺힌 열기가 내 속으로 흘러드는 것인지도 몰랐다. 누구의 손바닥인지 땀이 촉촉이 배어났지만, 잡았던 손을 놓지는 않았다.


그 해 겨울 홀로 먼 길을 걸었고, 좁은 여인숙에서 딱딱하게 굳은 발을 아랫목에 깔고 문풍지가 밤새도록 우는 소리를 들으며 잠을 잤다. 방바닥의 열기에 땀을 흘리면서도, 방 안에 감돌던 냉기는 다시 뼛속으로 스미며 몇 번이고 깼고 다시 혼절하듯 잠을 잤다. 통행금지가 끝난 새벽이면, 밤동안 하얗게 오른 서리를 밟으며 트럭이나 차들이 하얀 김을 뿜으며 어디론가 달려가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갈증에 주전자를 들어 물을 들이켰다. 그러면 물에서는 땀 냄새 같은 비릿한 냄새가 났다. 다시 아침이면 꽁꽁 언 여인숙 마당에서 수도꼭지를 틀어 세수를 했다.

아침이면 길은 겨울 안개 속에서 흐릿하게 피어올랐고, 저녁이면 길의 끝을 찾을 수 없어서 아득했다. 모든 것을 하염없이 어디론가 떠나보내면서도 길은 고집스럽게 늘 거기에 있었고, 세상의 모든 길은 길에 이어져 있었다. 그런 길과 들은 시간에 따라 무수한 색으로 변했다. 참새들이 날고, 마른 논에 피어오르는 연기 등으로 감싸이기도 했지만, 풍경은 황량했다.

하루 종일 하는 말이라곤 “짜장면 주세요.”, “얼마죠?”, “방 있어요?”에 불과했지만, 머릿 속의혀는 지치지도 않고 떠들어대고 있었다. 그 혀는 “씨팔”, “빌어먹을….” 등등의 단어로 내 가슴을 긁어대곤 했다. 그 해 겨울 나를 지배하고 있던 병이란,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분노와 후회, 그런 것이었다.


“어머! 목련이 피었어” A가 소리쳤다.

마을은 저수지 물이 끝나는 곳에 발목을 담고 있었다. 바람이 불면 물이 길까지 차오를 것처럼 마을은 낮았고, 집 몇채가 서로 이웃하고 있었다. 목련나무는 마을보다 높았고, 햇빛을 받아 하얗게 마을을 밝히고 있는 것 같았다. 목련의 하얀 빛은 싸늘해서, 목련이 필 즈음의 바람은 뼈 속까지 스몄다. 바람을 피하기 위하여 좁은 골목으로 들어섰고, 응달을 피하여 빛이 드는 쪽으로 걸었다.

마을을 벗어날 즈음에 A의 손을 놓았다. 어디 쯤에서 더 이상 만나지 말자고 할 것인가를 생각했다. 유원지의 끝에 가면 찻집이 있을 것이며, 그녀를 위해서 더 이상 나 같은 놈과는 헤어지라고, 다시 나한테 전화를 한 것은 잘못이라고 말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잘 말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제발 저수지의 입구에 따스한 찻집이 있기를 빌었다.

마침내 저수지의 맞은 편 끝에 다다랐다. 저수지 건너편의 유원지와 허니문 카가 크레파스로 그린 그림처럼 아늑해 보였고, 저수지에는 봄 하늘이 꽉 차 부풀어 올랐다. 봄빛에 일렁이는 잔물결에 눈이 부셨다.


며칠 동안의 도보여행 끝에 집에 돌아온 나는, 겨울방학 내내 방 안에 틀어박혀 그토록 고요하던 나의 일상이 어디서 부터 어긋났는가를 생각했다.

어리석게도 나는 추상적인 것들, 가령 영혼이나, 우정 그리고 사랑이나 신뢰와 같은 것이란 뿌리없는 사람들이 세상을 건너기 위하여 스스로 기만하거나, 타인과 어거지로 관계를 형성하기 위하여 조작한 것일 뿐, 실체가 없다고 단정해버렸다. 그런 덧없는 것에 얽히기 보다, 자유롭고 싶었다. 들끓기 보다 고요하고, 평화롭기를 바랐다. 하지만 나를 친구라고 부르는 놈들과 어울렸고, 한 소녀(B라고 하자) 때문에 가슴앓이를 하고 있었다.

가을이 깊어갈수록, B에게 매료되어 갔지만, 마음을 말할 수 없었다. 좋아하고 사랑할 수 밖에 없었음에도, 그녀 곁을 감돌고 있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공허를 본능적으로 느꼈다. 그녀에게는 아무런 체취도, 목소리에도 아무런 떨림이 없었다.

견딜 수 없는 감정에 떠밀려 가슴 속에 쌓인 것들을 토로하고자, B의 눈을 쳐다보면, 눈동자 속에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세상이 흘러가는 모습도, 나의 얼굴도, 그녀의 눈동자에는 비치지 않았다. 한번도 슬퍼한 적이 없는 것처럼 B는 늘 웃었다. 하지만 그녀의 웃음 진 눈동자 속에는 아무런 기쁨도 찾아볼 수 없었다.

B에 대한 감정이나, 환심을 사기 위한 치기어린 말들 그리고 그녀 앞에 뚜렷하게 존재하고 있다는 자존감 등이 늘 그녀의 텅빈 영혼에 부딪혀, 무화되고 마는 것 같아 나는 늘 무참했다.

아마 그때 B의 껍질을 하나씩 벗겨내고 육신 속으로 들어가 나를 아로새기고 싶은 욕정에 그토록 시달렸다는 것은, 그것이야말로 처참해진 나 자신을 추스릴 수 있는 마지막 비상구처럼 느껴진 탓인지도 모른다.

그렇게 조금씩 피폐해졌다. 내 마음은 더 이상 고요함이나, 아름다움을 용납할 여유가 없었다.

B는 일정한 시각이 되면, 자신이 나를 좋아하고 있는 것을 아느냐고 물었다. 세번 만나면 한번 꼴? 어느 날 저녁, “너 내가 널 좋아한다는 것 알고 있지?”하고 또 물었다. 그 날 따라 그 소리가, 배를 누르면, 같은 소리를 질러대는 인형의 목소리같아 혐오스럽고 섬뜩했다.

“아니! 난 모르겠어… 무엇이 너를 텅비게 했는지 모르겠어.”라고 말한 후, 돌아보지도 않고 밤길을 걸어서, 집으로 돌아왔다.

그 길을 걸으며, B를 포기하기로 했다. 만나지 말자고 했어야 했지만, (아마 그녀의 친구의 부탁 때문이었을 것이다), B를 나의 친구들 가운데 방치한 채, 도시의 다른 곳을 배회하며, 값싼 사랑을 구걸하기 시작했다. 그녀가 보자고 전화를 해도 나가지 않았다.

내 마음은 차츰 진정되어 갔지만, 때때로 B가 못견디게 보고 싶었다.


어디에선가 노래소리가 들렸다. 비목이었을 것이다. 성악을 하는 것 같은 사내의 노래는 낮은 구릉의 숲 속에서 노래는 흘러나왔는데, 봄빛과 저수지와 차가운 바람, 이런 것들이 얼마나 고즈넉하며 뿌듯한 것인가를 우리에게 알려주었다. 우리는 그 노래소리에 멈춰 설 수 밖에 없었다.

A가 팔을 끌어안았다. 그녀의 한쪽 어깨가 내 가슴 속으로 스며들었고, 샴푸냄새가 났다.

아득하여 약간 어지러웠다. 나는 꼼짝할 수 없었다. 오랫동안 떠돌던 녹슨 시간들이 빛과 향기 속에 용해되어 다시 선율 속에 제자리를 잡는 것만 같았다. 하늘을 보았다. 너무 하염없어서 어디가 그 끝인지 알 수 없었고, 파란색에 눈이 시려 눈물이 나려고 했다. 한쪽 어깨를 잡아 내 가슴 깊숙이 A를 끌어당겼고, 내 입술이 그녀의 이마에 닿았다.

사내의 노래는 끝났다. 갈채를 보내고 싶었지만, 우리를 둘러싼 고요를 깨트리고 싶지는 않았다.

“아~ 한곡만 더 불러주었으면….” A가 내 품에서 속삭였다.

왜 사월이었을까? 왜 사월을 잔인하다고 했을까? 내 가슴 속에서 참새처럼 떨고 있는 이 여자에게 나는 오늘, 더 이상 만나지 말자고 말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사랑할 수 없는 놈을 만나느니, 형편없는 자식을 만나든 좋은 남자를 만나든 최소한 남으로 부터 그녀는 진정한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것이며, 나는 날아가고자 하는 허무하고도 집요한 열망에 복종할 수 있을 것이었다.

환멸이라고 소리치며 떠났던 작년 여름, 내가 불모의 가슴을 지녔다는 것을 A는 이미 알았던 것이 아닌가?

그녀의 눈을 들여다보며, 외롭고 남자가 필요했더라도, 다시 나를 찾은 것은 잘못이라고 조용히 말하고 싶었다. 네가 알듯, 나는 형편없는 놈이며, 외로움조차 느끼지 못하는 그런 놈이고, 한번도 누구를 그리워하거나 애착을 갖지 못했던 놈이라는 걸, 잘 알지 않느냐고 묻고 싶었다. 아니 나는 그것보다 더 형편없이 너덜거렸고 지쳐있었다.

하지만 늘 그랬다. 뭔가를 말하려 하면, 하려던 말은 머리 속에서 사라져버리고 말았다는 것을…. 그리고 낱말들이 나를 따돌리며, 그 피상적이고도 현란함 때문에 가슴이 막혀 숨조차 쉬지 못할 것 같은 생각 때문에 높은 곳으로 올라가 비명이라도 지르고 싶었던 그 나날들이 기억났다.

말로써 세상을 건너 가슴에 가 닿는 방법을 나는 몰랐다. 하지만 가슴을 안으니 모든 갈증들이 풀렸다.

하지만 더 이상 만나면 안 된다는 생각은 내 속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었다.


가을이 다 지나간 어느 날, 친구들이 좀 보자고 전화를 했다. 약속장소에 당도했을 때, B가 있었다. 그녀는 친구 K의 어깨 위에 머리를 기대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는 순간, 가슴 속에서 뭔가 뜨거운 것이 치밀어 올랐다.

자리에 앉자, B가 곁으로 와 너무 보고 싶었다고 팔짱을 끼고 속삭였지만, 나는 혼란한 감정을 다스리느라고 머리 속은 뒤죽박죽이었다. 처음에는 질투심인가 했다. 모든 감정들을 뚜렷하게 여과해낼 수는 없지만, 질투라기 보다 그것은 K에게 여자를 빼앗겼다는 수치심이었고 마침내 나는 타락하기 보다, 구원이 없는 멸망의 가운데 머무르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겨울이 시작하는 무렵, 나를 불러 “넌 그 애를 너무 외롭게 했다.”고 지껄이는 K에게 주먹을 날렸고, 그 날 저녁 종로에서 B와 친구들이 있는 자리에 끼어 마시지도 못하는 소주를 마시고 처음으로 정신을 잃고 말았다.

사람들과 친구들의 아우성 소리와 흔들리는 길거리, 쓰러진 호빵통, 흔들리는 버스, 구역질, 몸 가득히 스며든 한기들이 깨질 것 같은 머리 속에 단편적으로 휘몰아치면서 깜짝 놀라 깨어났다.

내 방의 이불 위에 옷도 벗지않은 채 나는 구겨져 있었다.

정신을 잃은 저녁 8시에서 집으로 돌아온 11시까지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알 수 없었다. 비꺽이던 삶의 틈 속에서 흘러가 버린 3시간, 그 시간동안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고, 단지 기억할 필요가 없다고 그들은 말했다.

몰려다니던 친구들은, 그 이후 제각각 따로 지내기 시작했다. 그들은 침묵했고, 나도 침묵할 수 밖에 없었다. 단지 그들도 나 때문에 다쳤다는 것만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다.

나의 상처는 치유되지 않고 겨우내내 아팠다.

여행을 갔다 와서 방학이 다 지나도록 아무에게도 연락을 하지 않았고, 방 안에서 책 만 읽었을 뿐이다.


한동안 그렇게 서 있다가 다시 뚝길을 걷기 시작했다.

A는 해맑은 웃음을 지으며 이러저런 이야기를 했고, 웅덩이를 깡충 건너뛰면서 즐거워하기도 했다.

나는 그런 그녀를 보면서, 유원지까지 아득하게 멀어서 거기에 다다랐을 때, 생의 모든 시간이 흘러 젊음과 장년의 시간이 지나고 노년에 이르기를 바랐다. 그리하여 A와 헤어졌을 때, 더 이상 나의 삶이란 남지 않고 먼지처럼 사라져버리기를 꿈꾸었는지도 모른다.

넓어보였던 저수지는 얼마 지나지 않아 그만 끝이 났고, 유원지의 한쪽 구석에는 기다렸다는 듯 찻집이 있었다.

“추워! 들어가서 우리 따뜻한 커피나 한잔 해.”

찻집에 들어가자 A는 화장실이 필요했는지,

“커피 뜨거운 걸로…….”하고 자리를 떴다.

창 밖에는 유원지의 현수막이 바람을 받아 퍼덕퍼덕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 지 몰랐다.

따스한 물잔을 손아귀에 꽉 쥐고 겨울의 황량했던 길들을 생각했다. 새벽에 달려가던 차들은 어디에 가 닿으려고 그토록 치열하게 달렸던 것일까? 거기에는 무엇이 있길래? 달려간 그들이 만나는 것은 무엇이길래 그렇게 허겁지겁 졸음을 쫓으며 달려간 것이지? 거기에는 아무 것도 없고, 만나는 것은 또 다른 불행한 오늘과 좀 나을 것으로 기대되는 내일쯤. 그 맥 빠지고 빈곤한 것들이 아닐까?


개학을 며칠 앞두고 B로 부터 전화가 왔다.

“나는 너를 정말 몰랐어. 그렇지만 기다렸어…. 언젠가는 네가 날 좋아할 것이라는 것을. 그리고 얼마나 기다렸는지 몰라. 네가 날 좋아했다면 얼마나 행복했을까?”

항상 그렇듯 성냥개비를 테이블 위에 쌓아올리며, 나를 보지도 않고 마치 남의 이야기를 하는 것 같은 어조로 그렇게 말했다.

“넌 알잖아? 내가 외롭고 널 필요로 했다는 걸…. 그런데 곁에 있을 때도, 넌 늘 다른 곳에 있었어. 그리고 내가 너의 여자라는 것을 한 번도 느끼도록 해주지 않았어.”

가슴 속을 찌르고 드는 그녀의 비난에 대하여 아무 변명도 할 수 없었다.

“그리고 방학동안 너의 전화를 기다렸어…. 네가 나에게 무슨 말이라도 해주기를…. 난 알고 싶었어. 나에게 무슨 잘못이 있으며, 네가 무슨 생각을 갖고 있는 지… 그런 것들. 그러나 너는 전화조차 안했어.”

내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B가 나에게 하고 있다는 것에 경악했다.

각자 서로의 텅빈 영혼의 동혈을 바라보며, 아무 것도 기대할 수 없는 앞 날들을 향하여 황량한 그 하루 하루들을 애써애써 소진한 끝에 결국 이 지경에 이르렀다는 생각이 들자, B에게 미안했다.    

거짓이거나 농담이라고 생각했던 B의 말들이 그녀의 가슴 속에 진정이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오열하듯 무너져 그녀를 안고 싶었지만, 늘 그녀를 내가 기다렸듯, 앞으로도 그녀가 날 오래도록 기다리게 할 수 밖에 없으리라는 예감 때문에, 침묵 속에서 그녀를 바라볼  밖에 없었다.

성냥개피를 만지작거리던 B는 머리를 들고, 나를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결국 알았어. 현수가 알려주더군. 네가 날 좋아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좋아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이었다고…. 너와 헤어졌던 그 여자.”

그런 말을 하는 B의 눈에 물기가 어리기를 바랐는지 모른다. 그렇다면, 아니라고 말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녀의 눈은 확신에 넘치고 있었고 단호했다.

“그래서 결심했어.
널 놓아주기로…”

B는 말을 마치고 까페를 나섰고, 결국 내가 한 일이라곤 합정동 로터리에서 그녀가 버스를 타고 떠나는 것을 멍하니 바라보았을 뿐이다.

버스가 겨울의 끝에 엉켜있는 빛의 소실점으로 사라질 즈음에, 좀 비겁하긴 하지만, 더 이상 여자를 만나지도 번거롭지도 말자고 결심했다. 유치하고 허무한 사랑놀음이 끝났다는 것이 홀가분해졌다. 어린 날의 엉성한 축제는 그만 끝나버린 것이라며, 낮잠을 늘어지게 잤다. 자리에서 일어났을때, B와의 만남과 헤어짐 조차 희미할 정도로, 다소 심심하지만 고요한 예전의 두꺼운 껍질 속에 틀어박혀 있는 나를 만날 수 있었다. 아니면 여자를 만나더라도 좋아한다거나 사랑하는 어리석은 짓은 그만 두고, 육체의 정염에 따르는 것이, 오히려 이와 같은 사이비와 같은 사랑놀음의 타락으로 부터 구원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했는지도 모른다.

간만에 책을 읽고 있던 어느 날, A로 부터 전화가 왔다.

지난 여름, 빗줄기가 들이치는 공중전화 부스에서 전화를 했을 때, 만나 볼 필요가 없다고 그녀가 단호하게 말한 것처럼, 나도 만날 필요가 있느냐고 했지만, A는 나를 꼭 만나야겠다고 했다.

바보같이 나는 그녀를 만나고야 말았다. 나의 텅빈 영혼에 대해서 말하고, 나를 만나보았자, 너의 시간들은 무의미하면서도 안타까울 뿐이며, 네가 맞이 한 외로움에 또 다른 공허함을 채울 수 밖에 없을 것임을 말하고, 다른 사람을 만나 잘지내는 것이 훨씬 나을 것이라고 말해주기 위하여 그 자리로 나갔다.

하지만 우리는 커피잔이나 내려다 보며, 아무 말도 못하고 헤어졌다.


다시 아팠다. 걷잡을 수 없이 피로했고 집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하지만 다시는 만나지 말자고 말하고 떠나야 했다.

A가 자리로 돌아왔고, 나는 오랫동안 침묵할 수 밖에 없었다. 침울하게 앉아 있자, 걱정이 되었는지

“안색이 안 좋아. 어디 아파?”
“아니 좀 피로해서….”

그렇게 말하고 아주 힘겹게 말문을 열었다.

“너 내가 널 좋아한다는 것은 알지? 아니 그동안 미워했을지도 몰라.”

A는 얼굴을 찡그리며 고개를 끄덕인 후, 고개를 푹 숙였다.

“좋아하지만 말이야…. 조금 더 나가서, 아주 조금 더 나가서 말이야…
널 사랑할 수는 없을 것 같아. 그래서….”
“잠깐!
더 말하지 마. 내가 말할 테니….”

내 말을 가로막은 그녀는, 아무 말 없이 한동안 그렇게 있었다. 창 밖에는 오후가 여물어 황금빛으로 변하기 시작했고, 여전히 바람이 불었다.

“내가 왜 다시 네게 돌아왔는지 알아?”
“……”
“어느 날인가 잠을 자는 데, 누군가가 나를 불렀어. 그건 너였어.
너의 얼굴은 몹시 초췌했고 피로해보였어. 그런데 네가 나를 보고 웃었어.
나는 그 웃음에 깜짝 놀라 깨어났지.”
“그런데?”
“오래 생각했어. 네가 날 좋아할지는 몰라도…
사랑하거나 하는 유치한 짓거리를 못할 것은 나도 잘 알아.
그러나 나는 네게로 돌아가기로 했어.
몹시 불안한 느낌으로, 조심스럽게, 아니면 뻔뻔스럽게 자존심마저 벗어던지고 말이야.
……
넌 정말 나쁜 놈이야.”
“……”
“내가 널 정말로 미워했다는 것 알아? 네가 죽어버렸으면 했던 적도 있어.”
“그런데 왜 다시….”
“너는 아파. 나는 그것을 치유해주고 싶었을 뿐이야.”
“내가 어디가 아픈데…?”
“네가 아까 말했잖아. 좋아하긴 하는데, 사랑할 수는 없다고….”

A의 얼굴에 웃음이 떠올랐고, 그 웃음 가운데로 부터 따뜻한 것, 아주 오래 전에 알았던 부드럽고 차분한 것들이 나에게 전해져 왔다. 그러면 안 된다고 생각했지만, 어쩔 수 없이 나는 그녀의 손을 잡고 있었다.

“이제 네가 내 곁을 떠나고 말고는 네 자유야.
그 날이 오늘이건, 아니면 수십 년이 지난 후가 되었던 말이야.
하지만 난 네가 내 곁에 있을 동안 안 떠날 생각이야.
좋아하든지 사랑하든지 하는 것은 네 자유고,나는 아무 상관 않겠어.”

거기까지 말 한 A는 창 밖을 보았다. 그리고 한참을 있다가 한숨과 함께,

“하지만 가끔은 말이야…. 오늘처럼 날 꼭 껴안아 줘. 이 나쁜 놈아!”

아마 그때 나는 치유되었거나, 구원을 얻었는 지 모른다.

추웠던 겨울은 그만 가버렸다. 친구들이 더 이상 말을 걸지 않는 학교에 가서도 더 이상 외롭지 않았고, 머릿 속의 혀가 멋대로 지껄이지 않았다. 심심하면 새벽 두시에도 A에게 전화를 했고, 한밤을 꼬박 새며 그녀에게 몇 장씩 되는 편지를 쓰기도 했다. 오후가 되면 산보를 하거나, 노을을 오랫동안 바라보았고, 오래 전부터 친구였던 침묵 속으로 다시 내려갈 수도 있었다.


하지만 구원은 이렇게 간단하게 오는 것은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저는 그 해 가을에 있었던 일들의 밑에 놓여 있었던 가늠할 수 없었던 조류를 오랜시간이 지난 후 가까스로 이해했고, 마침내 그 해 가을로 부터 자유로울 수 있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위의 도표의 흐름과 같습니다.

① B와 C는 친구이며, 나와 K는 서로 친구입니다. 그러다가 우리는 우연히 함께 만나게 됩니다.

② 서로는 서로의 굳건한 우정 속에서 이성들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됩니다.

③ 그러다가 그만 C가 제 친구인 K에게 자신의 깊은 감정을 표시하게 됩니다. 하지만 K는 C보다는 B에게 관심이 있었고, 저도 B에게 관심이 있었습니다. 그만큼 B에게는 매력적인 구석이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저와 B와의 관계는 집이 가깝다는 것 외에는 아무 것도 아니며, 그녀가 저에게 아무런 관심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친구로 지낼 생각도 없고, 자칫하다가 K와의 우정을 다칠 것 같아서 그만 만나겠다고 말하고, 조용히 학교나 다니기로 했습니다.

어느 날, C가 저를 불러내 B가 저를 좋아하니, 제발 B를 계속 만나달라고 했습니다. 저는 아무리 내가 멍청하기는 하지만 B가 나한테 아무런 관심이 없다는 것 정도는 안다고 하고 돌아갔습니다.

하지만 여기서부터 혼잡해지기 시작합니다.

④ C는 이런 생각을 했을 겁니다. 친구라는 이름으로 제동장치 구실을 해 온 제가 빠져버리면, K는 아무런 부담없이 B에 대한 관심의 정도를 높혀가게 될 것이고, 마침내,

⑤ 와 같은 상태로 접어들어 B와의 우정도 K에게 다가갈 기회도 다 잃고 말 것이라는 우려를 했을 겁니다.

그래서 C는 더 이상 만나기를 거부한 저에게 만나 달라는 부탁을 하기 보다, B에게 저를 좋아하는 척이라도 해달라고 했을 겁니다. 그러면 형식적이나마

⑥ 과 같은 관계가 유지되고, 그런 관계가 고착되면서 더 이상 K가 B를 포기하게 되고, 자신은 K와 다정한 관계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을 기대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C의 부탁을 받은 B가 저를 불러내 (교활하게도) “이제부터 너를 좋아하기로 했다“는 말을 했지만, 멍청한 저는 그 말을 그냥 “좋아한다“로 해석했습니다. 하기로 했다는 아직 좋아하지 않는다는 말에 불과한 것이었지만, 저는 제 멋대로 김치국을 마신 것 입니다.

그러니까 우리의 관계의 본질이란,

⑦ 번과 같은 일방적인 관계였고, B에 대한 K의 관심 또한 아무 변화가 없었습니다. 날이 지나갈 수록 ⑥이라고 생각했던 우리의 관계가 어긋나 있다는 것을 저는 육감적으로 알았고, 벗어나려고 발버둥을 치다가, K에게 주먹질을 함으로써 모든 관계의 그물을 끊어버리고,

⑧ 번의 단계, 모두가 망쳐지는 관계에 도달하고 만 것입니다. B와 헤어진 후, 그녀의 소식을 들은 바 없기 때문에 B와 C가 계속 우정을 유지했는지는 모르지만, 계속 친한 친구 사이로 남아있기를 바랄 뿐 입니다.

제가 이토록 고집스럽게, 제 어린 사랑이 어리석었노라고 수치스럽게 이야기하는 것은 사랑이란 거기에는 아무런 실체도 없으며, 사람들이 만나는 관계 속에서 만들어지는 지독한 우연과 불합리 속에 놓여 있는 것임을 말하고 싶을 뿐 입니다.

위의 도표와 같은 사실을 유도해냈을 때, 가슴이 후련해졌습니다. 그리고 이 도표 관계 속에서 유도된 결론과 당시의 벌어졌던 사건과 대화들, 그 모두를 대입해보면 십분오! 딱 맞는 고무신이었습니다.

그녀가 절 좋아하거나 사랑했음에도 제가 그녀의 가슴을 제 속에 채우지 못했다는 오랜 후회와 자책이 그 이후 그만 떨어져 나갔고, 그녀로 부터 자유로와질 수 있었습니다.

구원이란 결국 그런 것입니다.

This Post Has One Comment

  1. 旅인

    다리우스 09.01.18. 16:43
    헉 심오한 구원론~ 일단 잘 읽어보겠습니다.
    ┗ 旅인 09.01.19. 23:48
    구원까지는 아니고요~

    유리알 유희 09.01.19. 01:55
    아! 복잡미묘한 감정의 흐름이여! 그걸 어찌 이리 잘 드러냈는지요? 저는 이보단 덜 복잡하지만 이런 경험은 있죠. 그러나 아늑한 시절, 의 이야기같은 전설일 뿐이죠. .차암 길게도 쓰셨군요. 부러운 필력이여!
    ┗ 旅인 09.01.19. 23:48
    글이 네 파트다 보니 길어졌습니다. 올릴까 말까 고민 많이 했습니다.

    난향 09.01.21. 13:43
    구원….죽기 전까지 놓지 말아야 할 진리….신과의 접촉……2000년 전의 그 분을 만질 수 있다는 것은 굉장한 기쁨이 아닐 수 없었죠… 기도 외에는 이런 유가 나가지 않느니라 하신 그 분의 말씀을 이해하기까지 무수한 세월을 보내야 했고 흔들림이 없기까지 또한 얼마나 많은 의문을 갖아야 했는지….이론으로는 도저히 접근 불가능….해아래 새것은 없나니 …새로운 것이라 여겼던 것도 또 누군가 했고 지나온 길이었고….사람과의 만남이 얕은 즐거움이라 한다면 신과의 만남은 거룩한 즐거움이며 그 무엇과도 비견될 수 없는 완벽한 즐거움이라고 하고 싶어요..그런데 그 즐거움이 한 없이 이어지는 것이 아니고 끝없는 노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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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향 09.01.21. 13:50
    통하여서만 가능하다보니 세상에 공짜는 값없이 받는 구원외에 ….더한 것을 얻고자 한다면 뼈를 깍는 수고가 늘 뒤 따라야 하는….. 언제나 유혹의 손길에서 항상 헤메이는 이 사람에게는 참으로 거룩한 기쁨을 유지하는 것이 어려운 것이라….이러하니..생각만으로도 하루에 수없이 죄악 속에 빠지는 나를 누가 구원해 주리요..오직 값없이가 아니고서는 불가능….아 !!난 슬프기 그지 없습니다..마음으로는 의를 쫓고자 하지만 육신으로는 죄의 결박 속에 묶여 있는 힘없는 인간인것을….그러나 이런 생각에서오직 ㅡㅡ값없이 라는 말씀에 위로를 받으며..오늘도 나의 추악한 일면을 그분께 보여드리며 살고 있습니다…

    난향 09.01.21. 13:58
    여인님의 글을 읽으면서 난 항상 얕은 즐거움에 빠져 있습니다.. 이 말은 님의 글을 비하하려는 발언이 아님을 아시리라 여겨집니다..난 세상의 즐거움을 모두 얕은 즐거움이라 말합니다..얼마있으면 금방 시들해지고 다시 새로운 것을 희구하는 ….세상것은 완벽한 것이 없기때문이지요…전도서에서 보여주는 헛되고 헛되니 모든것이 헛되도다..라는 것을 난 새로운 것이 시들해 질 때마다 느끼는 것이기에…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또 인생들의 새로운 창작물을 찾아 작은 즐거움을 누리고자 헤메입니다….인생들의 하는 양을 돌아볼 그 분 앞에서 재롱이라도 떠는 것처럼 즐거운 얼굴로 하루를 지내고자 합니다…두서없이 지금 …

    난향 09.01.21. 14:06
    님의 구원이라는 말에 그저 생각나는 대로 하고픈 대로 적음을 용서하시기 바랍니다..난 그 분을 찾기 위하여 정말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지…그런데 그 분을 책 속에서 찾으려고 했었고 …바로 실패했고 ..열심히 봉사하는 것으로 찾으려고 했고 ..그도 아니었고…..아!!그러나 그 분은 단지 그 분을 불러주기만 할 때에 내곁에 계셨지요..어떤 댓가를 치루려는 나의 모든 노력이 아니라 온전히 그 분을 만나고 싶어하는내가 되었을 때 ..그래도 그저 다 포기하고(이전의 방식을) ..그 분을 부를 때에 날 만나주셨으니…내가 그동안 기울였던 노력이 도움이 되었는지 아닌지도 모르게…
    ┗ 旅인 09.01.22. 10:29
    난향님은 행복하십니다, 또한 부럽습니다. 사실 인간의 죄 중 큰 것은 아마도 교만일 것이며, 자신으로 꽉 찬 사람에겐 아마도 신의 자리가 없을 것입니다. 아마 다윗을 사랑하심은 늘 그가 하나님 전에 자신의 죄에 대해서 솔직했다는 점, 그리고 늘 진심으로 자신의 죄를 뉘우쳤다는 점이었을 겁니다. 바로 그것이 겸손일텐데…

    truth 09.01.22. 12:35
    ..^^
    ┗ 旅인 09.01.25. 03:2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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