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온한 글…

사랑에 대한… 라는 나의 글은 불온하다. 불온한 이유는 이해하지도 못하는 자크 라캉(J.Lacan)을 바탕으로 글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무의식은 엄밀하게 언어적이라고 하지만, 무의식의 바다는 공허하다. 상상의 바다에는 id와 타자와 남근, 그리고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라는 결코 기의에 다가갈 수 없는 기표의 뼈가 에쓰이엑쓰로 발광하며 떠다닐 뿐이다.

그러니 사랑에 대한 아름다운 상상은, 상상의 바다에서 건져올려 상징의 뭍의 날카로운 언어로 다시 해부되어 피부와 창자와 뼈와 피와 고름으로 낱낱이 갈라지고, 드디어 사랑이란 요따위 것일 수 밖에 없노라고 선언되는 것이다.

나는 살아있는 사랑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죽어있는 사랑을 이야기할 뿐이다. 사랑이란… 하고 쭉쭉 이야기를 한 후에 한모금의 담배연기를 뿜어내며 “사랑이란 단지 아랫도리의 문제일 뿐이죠.”라고 씨부리는 것이다.

그러나 라캉과 프로이드의 id와 타자와 남근이라는 단어에 다른 아름다운 단어로 대치한다면 어떠할까? 라캉에 의하면 기표는 기의와 결합하지 못한 채 끝없이 다른 기표로 표류하는 만큼, id와 타자, 남근이 확고한 의미를 갖고 제 자리에 깃들고 있다고는 볼 수 없다.

그래서 나의 글은 불온하며, 무의식처럼 무의미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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