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익숙한 것들

비행기를 타고 먼 곳으로 왔고, 피로감이 가시지 않았다. 호텔에서 짐을 풀고 거리에 나서는 순간, 너무도 익숙한 풍경 때문에, 고독감이나 아무런 느낌이 들지 않았다.

출장기간 중 이 곳에서 7끼를 쌀국수와 죽을 사먹었고, 서점으로 가서 책을 몇권 샀다. 그리고 거리를 조금 거닐었다.

서울은 아직 겨울이다. 그러나 이 곳의 바닥에서는 여름이 다가오고 있는 내음이 피어올랐고 오후 속으로 스며들기 시작했다. 공원과 거리로 사람들이 흘러나오기 시작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토요일의 오후 속으로 사람들이 꽉 들어찼다. 그리고 날이 저물기 시작한다.

그때에서야 내가 아주 오래 전에 이 곳에 살았을 뿐이며, 이제는 아무런 연고가 없고 외로움과 같은 것을 조금 느꼈을 지도 모른다.

2006.2월 Kimberly路 사진

from20080215to20080220@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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