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휴일

벚꽃이 진다. 눈처럼 바닥에 떨어지거나 11층의 창 가까지 날아오르는 꽃잎을 보고서야, 4월이라는 것을 문득 알았다.
봄바람을 타고 나는 꽃잎이란 얼마나 가벼우며, 땅에 떨어져 내리는 꽃잎은 얼마나 무거운 것인가? 애절한 것은 그냥 툭툭 떨어지는 목련이다.
한쪽의 꽃은 지고 봄 그늘에 자란 벚나무와 목련은 빛을 발하며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한다.
한 겨울동안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여 황태의 속살처럼 부풀러 오른 갈색의 땅에는 언제 움이 텄는지 연록색의 싹이 보인다.
이런 사월은 마냥 졸리웁다.
낮잠을 자려고 누우면 아이들의 노는 소리가 달콤하고, 공기는 가래를 밭아낸 뒤처럼 상쾌하다.
아침서부터 읽기로 한 책은 그냥 책상 위에 뒹굴고, 무엇을 해야 하는 지조차 잊은 채 볕바라기를 한다거나 졸거나 시간이 흘러가는 것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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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旅인

    [목련]
    여인님의 지금 이글속에..그냥 깊이 잠이들고싶어요!.ㅎㅎ
    정말그런것 같아요.
    제 이름의 [목련]꽃이 땅에 마구떨어져 뒹굴고있는것을 보았어요!..~맘이아파요.하하 우리 여인님..늘 건안하세요.
    [여인]
    이 글을 써놓고 보니까 목련이야기가 있네요.
    요즘 련님의 포스트에 댓글을 올리지 말라고 되어 있더군요. 아마 목련이 져서 서글프신 탓도 있는 듯하여 그냥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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