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두바이-9

발권(D7)

자정 경, 공항의 체크 인 카운터에 가자 티켓이 확약이 안 되어 발권을 할 수 없다고 한다. 걱정이 되기보다 어디 가서 좀 쉬고 싶었다. 나는 카운터에서 알려 주는 곳으로 가서웨이팅 리스트에 나의 이름을 올리려고 했다. 그 카운터에 있는 사람에게 서울에서부터 이 표는 확약이 되어 있다고 말하고 기다렸더니, 이곳 저곳에 전화를 하더니 그냥 표를 발권을 해 주었다. 그리고 출항시간인 새벽 3시 30분까지 공항 청사 내에서 어슬렁거려야만 했다.

귀국 후의 잠(S1)

출장동안 나는 얼마나 잤을까? 잠이 부족하다는 것을 자면서도 느꼈다. 남들은 시차가 어쩌고 저쩌고 하는데… 절대적인 잠의 부족으로 시차가 뭔지를 느껴볼 사이도 없었다.

서울에 돌아오고 난 후 부족한 잠을 아직도 보충하고 있는 것만 같다.

출장 이후 새벽에 불현듯 잠에서 깨어나는 현상이 줄었다. 출퇴근 지하철에서 혼수상태에 잘 빠지곤 한다. 내려야 할 역을 놓칠까 걱정이다.

그리고 업무시간 중 깜빡 깜빡 존다.

긴 글에 대한 여담(S2)

짧은 출장에 너무 긴 글은, 개꿈에 해몽이 주구장창 긴 것과 같다. 그리고 기행은 바로 쓸 것이 아니라, 기억에 곰팡이가 쓸 때까지 기다렸다가 쓰는 것이 차라리 났다. 때때로 명료한 것보다 흐릿하고 아련한 것이 더 아름다운 법이다. 첫사랑처럼 말이다.

그러니까 기행문은 지금 사랑하는 사람에게 편지 쓰듯 쓸 것이 아니라, 헤어진 연인을 그리워하듯 써야 한다. 그곳은 떠나온 곳인 까닭이다.

그러나 나는 이 글을 너무 급히 쓴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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