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 배달부 키키

신이 필요하기 이전에, 더욱 우울한 이유는 천사의 이름조차 우리는 모른다는 것이다. 그래서 미야자키 하야오(宮岐 駿)는 천사보다 마녀를 선물하기로 작정했던 것 같다. 그것도 점도 치고, 요술약도 처방하고, 금나와라 짠~ 하는 마녀종합선물세트가 아닌, 날기 밖에 못하는, 그것도 제대로 날지도 못하는 시쭈구리한 마녀다.

여기에 하야오의 위대함이 있다.

소박한 것 하나로 온 세상이 밝아질 수 있다는 그의 믿음은 경이롭다. 우리에게 다가온 키키는 이 세상에 마녀가 존재한다는 예언이며, 그 예언이야말로 별로 쓸모가 없어도 온 도시를 감싸는 태양이 그토록 찬란하다는 것을 알게 해 준다.

참고> 마녀배달부 키키(魔女の宅急便)

          개봉 : 1989년 제작, 한국에서는 2007.11.22일에 개봉
          감독 : 미야자키 하야오(宮崎 駿)
          제작 : 스튜디오 지브리
          배경 : 스웨덴과 아일랜드에서 로케이션
          인물 : 키키와 고양이 외

참고> 魔女の宅急便

This Post Has 3 Comments

  1. 컴포지션

    다른 어느 작품보다 정말정말 재미있게 봤습니다.

    1. 여인

      사람들이 만나는 것을 이렇게 아름답게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은 작가의 가슴에 아름다움이 커야할 터이지요?

  2. 旅인

    목련
    다른건 모르겠고,이 노랫말이 넘넘 가슴을 울려 놓습니다.
    참 좋아서 새겨넣습니다.가슴에다가…
    본문과 해당 없는 뎃글이지만,
    사람이 잠수탈때도 있는거지요.
    저 보세요…….퍽하면 잠수,ㅎㅎ
    단 몇일가지 못해서 다시 뭍으로 올라오고말긴 하지만요.
    스킨이 새롭네요..여인님..고운 주말 보내세여!
    └여인
    련님의 말씀을 듣고 간신히 [순환하는 계절]의 노래를 구해다가 올렸습니다.
    저도 가사가 참 좋아서 올렸습니다.
    └여인
    이 만화영화와 노래의 가사가 너무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아다다
    그의 아버지가 태평양전쟁 당시 비행기 관련 군수품조달자였는데, 많이도 빼먹었다는군요. 그걸 아는 미야자키하야오는 전쟁과 국가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게 되었는데, 그런 그의 사상이 잘 표현된 것이, 미래소년코난과 붉은 돼지라고….송락현씨가 투니버스만화영화사 프로그램에서 알려주었던 기억이 나네요. 야후에 이 사람의 블로그가 있는데, 아마 검색해 보면 하야오에 관한 많은 정보를 볼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이웃집토토로보다도 좋아하는 작품이예요^^
    └여인
    하야오의 아버지가 삥땅을 쳐서 군인을 싫어하게 되었다는 것은 금시초문인 데… 어렸을 적에 싫어하던 아버지도 크면 자식들은 이해한다고 하던데 말입니다.
    하야오는 순수 공산주의자라고 하더군요.
    그런데 공산주의란 것이 현실적으로 존재할 수 있는 것에는 약간 의문이 들지만 말입니다.

    목련
    여인님..한심한 련이 왔습니다.
    음..왜이리도 어리광 부릴곳이 없을까요?
    욕먹을것 뻔하지만 울여인님께 응석떨구갑니다.
    부디 헤아려주소서!..
    혹시, 울 여인님께서도 저처럼 맘아픈병 있으신것 아니지요.~~~넹-;;
    └여인
    련님에게 옛날 이야기 한편 들려드리지요.
    소림사 승려들은 다른 중들처럼 합장을 하지 않고 한손만 까딱들고서 [아미타불]하는 줄 아십니까?
    옛날에 달마가 낙엽을 타고 중국에 들어와 수나라 문제를 만나서 대화를 나눈 뒤, 황제가 불교에 대하여 이 정도 안다면 중국에 불법을 전할 만하다 하고 숭산에 들어가 면벽을 했습니다.
    한 십년면벽을 하려던 참에 혜가라는 녀석이 나타나
    “스님! 가르침을 받고자 합니다.”
    침묵(짜식아! 면벽수도 중이다. 다른 똘중한테 가르침을 받던지 해라~ 잉)
    “스니~임, 가르침을 받으러 왔다니까요!”
    침묵(아~ 짜식이 되게 시끄럽게 구네. 요즘 귀신들은 뭐하는 지 몰라??)
    “스님, 너무 비싸게 굴지 말고요. 면벽이나 하다가 뒈질려고 중국에 오신 것은 아니잖습니까? 혹시 중국말 못하면 통역관 데려올깝쇼?”
    침묵(저 놈 되게 끈덕지네. 한 수 가르쳐줘~?)
    결국 달마가 구년면벽을 마치고 돌아앉아 말했습니다.
    “무엇 때문에 왔느냐?”
    “가르침을 받고자…”
    “네 놈의 목을 내어놓는다면 한 수 가르쳐주지!”
    “제 목이 아까울 것은 없으나, 목이 없으면 스님의 가르침을 받을 수 없으니… 대신…”
    하고 혜가는 자신의 왼팔을 잘라 달마에게 바칩니다.
    달마는 그 팔을 보고
    “그래… 무슨 가르침을 얻고 싶으냐?”
    “제 마음이 아픕니다.”
    그때 달마가 소리칩니다.
    “네 이놈! 그 아프다는 마음을 어디 내 놓아봐라!”
    혜가는 순간 놀라 한동안 말을 잃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흐릅니다. 낙엽이 한 잎 떨어집니다.
    “없습니다! 없습니다! 그 아픈 마음이 없습니다!”
    달마의 화등잔같은 눈 가에 웃음이 돕니다. 혜가는 그 순간에 깨달음을 얻었고 그 후 달마의 가사를 받아 소림사의 2대조사가 됩니다.
    그 후 외팔이 혜가를 기려 소림사의 중들은 한 손으로 합장을 한다고 하는 전설이 있습니다.
    그러니… 련님의 그 아픈 마음을 어디 한번 내놓아보시지요.
    └목련
    여인님..
    아픈마음을 내어놔 보란 그말씀이 왜이다지도 좋은지 모르겠습니다.
    제 안에서 꺼내어 내놓려하니까 더 깊숙히 숨어버려요. 부끄럽다고,
    다보여줄순 없다면서…..울여인님만 몰래-;; 히힛-;;
    고운뎃글을 정성스럽게 써주셔서 제어리광이 많이 부끄럽지만,
    또 저는 여전히 어리광을 부리러 이곳에 올것입니다. 울 여인님 넘 감사드립니다.
    └목련
    아고, 다시와서 읽어도 재밌고 미소가나오네요.
    제맘은 울고있지만, 여인님의 정성의 뎃글을 ..
    여인님 자주 가시는 애린님의 블로그 주소가 언제부턴가 안보이더군요.
    우리 여인님 서운하실것 같아요..혹시,울으셨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쓸데없는 맘을 제가 ㅎㅎ
    보면서 웃고있다는……넘 감사합니다. 오늘두 고운시간 되세요.
    └여인
    이 이야기는 실화입니다. 달마가 진리를 의미한다면
    진리란 참으로 스트레스입니다.
    목을 내놓으라는 요구에 한쪽 팔을 내놓고 얻은 것이
    마음이 없다는 것이니…
    참으로 비싼 이야기입니다.
    애린님은 블로그 주소를 바꿨습니다.
    제 링크에는 새 주소가 걸려 있지요.

    아다다
    송락현의 애니스쿨 2권 49쪽의 내용입니다.(이미절판되어 헌책방에서 구했지요^^)
    알려진바에 의하면 미야자키하야오의 아버지는 태평양전쟁당시 미야자키비행기라는 군수공장의 공장장으로서 전투기부품을 생산했다고 한다. 하지만 일본국민의 목숨을 담보해야 할 중요한 작업을 아버지는 단지 자신의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일본이 전쟁에 승리하든 패배하든 알바아니라는 듯이) 싼 불량 부품을 고가에 납품한 뒤 관계자들에게 뇌물을 주어 문제를 무마시킨 인물이다.
    때문에 어린시절 미야자키하야오는 모순으로 가득찬 아버지의 모습을 지켜보며 성장해야 했으며, 그것이 옳지 않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으면서도 알게 모르게 아버지의 무정부주의(ANARCHISM) 사상에 영향을 받았던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곧 파시스트 정권(일본 군국주의)에 항거하는 사회주의이념의 형태로 그의 작품에 반영되기 시작한다(주. 미야자키하야오가 도에이 동화 근무단시 노조활동을 주도했던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미야자키는 일류대학 정치경제학부를 나온 수재로서 대학 재학시절 그는 아동문학 연구부 활동을 했다고 한다. 이렇듯 좋은 두뇌를 가지고 아동심리까지 연구한 바있는 그의 주제전달 방식은 관객의생각을 압도하고 있다. 즉 관객이 알아채지 못하는 틈새로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사상을 주입시키고 있는것이다.
    1995년 7월 송락현씨의 연재 당시의 생각이니 지금과는 어떤 변화가 있는지 모르겠으나, 참고할 만하다고 생각해요. 그의 공산주의적 사상이 가족애를 다른 영화로 오해(?)되어 등급없이 어린이에게 무차별로 노출된다는 사실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이죠? 저는 스머프도 좋아하는데, 스머프도 이런 논란의한가운데에 있지요^^
    저는 저 글과 좀더 뒤에 나오는 내용이 잘 연결이 안되는 부분이 있다고 보는데, 공산주의와 무정부주의가 같이 다뤄질 만한 성질의 것인지… 뭔가 정리가 필요하다고 봅니다만.
    └여인
    송락현씨의 이야기가 맞는 것인지 의문이 갑니다.
    하야오는 41년생이기 때문에 태평양 전쟁 당시 아버지의 군납과정의 비리에 대하여 전혀 알 수 없었을 것이며, 아버지의 문제는 그가 커서 고등학교 때쯤 되어서야 은밀히 알게 되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의 아버지가 그런 비리를 저질렀다면, 그것은 극단적인 이기주의이지, 아나키즘이라고 해석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마르크스가 그린 후기 공산사회는 본래 무정부인 사회였습니다.사회 모순과 불평등은 국가(정치)권력과 부르조와가 결탁하여 부패하기 때문에 발생한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공산주의를 받아들였던 각 나라들이 강력한 중앙집권의 일국시회주의를 체택한 이유는 공산혁명의 전제조건인 전세계의 프롤렐타리아가 대동단결하여 혁명을 완수하지 못했다는 점에 있습니다.
    우리사회에서는 소비에트와 같이 교조화된 사회주의를 공산주의로 이해하는 측면이 강합니다. 그리고 공산주의를 민주주의의 대응된 가치개념으로 이해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공산주의는 자본주의에 대응하는 경제체제일 뿐 입니다.
    우리가 민주주의를 지향하듯, 중국도, 소련도, 북한도 민주주의를 지향합니다. 단지 국민의 규정을 어떻게 두느냐에 따라 달라질 뿐 입니다.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자본가, 지주 등을 인민이라고 보지 않고 부패한 자본주의 체제로 돌아가려는 악질 반동으로 이해하기 때문입니다.
    말이 너무 길어져 아다다님을 위하여 포스트를 하나 올렸습니다.
    └아다다
    미야자키하야오에 대해 다룬 국내에서 나온 다른 책에는 저 이야기가 다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좀더 알아봐야 할 부분이라 생각하고있구요, 송락현씨가 10년이나 지난 이 시점에선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겠으나, 당시에 하야오의 세계관에 대해 상당히 예민하죠? 저는 코난을 집중적으로 보진 못했지만, 도덕시간이나 윤리시간에 배운 공산주의세계가 아닌가 막연히 생각해보긴 했지요^^ 내 뒷자리 아이들이 , 울 언니가 그러는데, 코난은 공산주의래…하던 기억은 생생해요^^ 저는 그보다도 토토로를 보신 저의부모님의 감상에 상당히 놀랐는데, 일제 식민지시기에 대해 배워온 관점으론 그 시절을 영화를 통해 추억으로 떠올리는 모습에 정말 놀랬었답니다. 모범적인 국민학교시절이 절 참 답답한 인간으로 살게 했던 것 같습니다 ㅎㅎ 좀 한가해지면 송락현씨의 블로그를 뒤져볼 생각이에요^^ 그리고 저를 위해 올려주신 긴고도 긴글을 읽으러 올라갑니다요^^ 읽으면서 얼마나 소화시킬수있을 지 모르겠으나 단단히 각오하고갑니다 ㅎ
    └여인
    저는 토토로를 홍콩에서 처음보았습니다. 만화에서 여름 논을 보았지요. 처음에는 한국인 줄 알았습니다.
    그리고 만화가 다르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렇게 하야오씨를 알게 되었습니다.
    어떤 주의에 앞서 저는 그가 나이가 들어서도 행복을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슬픔 속에서 인간의 내면에 깃든 박애의 정신을 꺼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사람이라고 느낍니다.
    └아다다
    사람의 생각을 어찌 몇몇 종류의 사상으로 한정지을 수 있겠습니까? 여기저기 거는대로 걸치는 것이겠지요. 토토로는 애니메이션일 할때 레이저디스크사다 비디오에 복제해 파는 것 사다보고, 아이들과 우리말녹음 사다 본거 합치면 30번도 더 본 듯합니다. 그럼에도 볼때마다 새로운 장면이 보이니, 완벽을 기하기 위한 노력이 대단했던 모양이예요^^
    └여인
    저희 집의 토토로는 중문(홍콩)판입니다. 그래서 내용을 잘모르겠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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