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2년째

네이버 블로그에 아마도 500개 가량의 포스트를 올렸을 것이다. 2004.5.22일에 블로그를 시작하였으니 만 2년이 된 셈이다.

나의 포스트는 다른 블로거의 글을 부분적으로 파다 게재하는 경우가 있으나 <펌>은 거의 없다. 그래서 500개의 포스트는 거의 나의 글인 셈이다.

나의 글은 블로그의 생리에 맞지 않게 길고 장황하다.(나의 포스트는 평균적으로 A4용지 3쪽 정도는 되는 것 같다) 내가 다른 블로거의 포스트를 볼 때, 나처럼 길고 장황하다면 별로 읽고 싶지 않듯 나의 이웃분들도 나의 포스트를 독파하기란 힘들 것으로 생각된다.

2년동안 열정적으로 포스트를 만들고, 말도 되지 않는 논리로 세상을 향해 주절거리다가, 최근 들어 갑자기 글을 쓰겠다는 열정이 문득 사라져버렸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그래서 글을 쓰기보다 네이버에서 테터툴즈로 포스트를 퍼다 나르는 것으로 때우고 있을 뿐이다. 포스트를 퍼다 나르다 보니 지난 글을 읽게 되고, 어떤 때는 어떻게 내가 이런 글을 쓸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이런 글도 글이라고 썼는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평균적으로 A4용지 3쪽 분량의 500개의 포스트를 올렸다면, 책으로 환산한다면 3000~5000쪽 분량의 글이다.

블로그를 시작하기 이전까지 그 기나긴 시절동안(일기 포함) 쓴 글이 730일(2년)동안 쓴 글의 분량에 미치지 않을 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글들도 대부분 망실되어 찾을 수가 없다.

때로 나의 포스트를 보고 글이 특이하다고 한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는 나의 글은 감수성이 부족하며, 몹시 평면적이며 뻔하다. 이런 뻔함 때문에, 아니면 이웃분들의 탁월한 포스트를 보면서, 간혹 내가 글을 쓴다는 행위가 얼마나 소모적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간혹 내가 쓴 글들을 뒤적여보면서 지난 날들의 나(2년이라는 기간이기 때문에 특별하게 달라진 것은 없다)를 보는 것도 재미있고 산적된 포스트를 보면 뿌듯한 마음이 든다.

그래서 다시금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만, 요즈은 정말로 글쓰기가 힘들고 때론 썼던 글을 또 쓰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앞으로 10년이 지나면 나의 포스트는 몇 개나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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