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글에서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모든 것이 무죄여야 해

(푸른목숨님의 정원 안의 오필리아란 글 중)

사는 것이 죄라면,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모든 것이 무죄여야 한다는 마콘도님의 글은 변명같은 진실이다. 아니 뚜렷한 성찰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무죄의 무게가 어쩐지 죄의 무게보다 육중하게 느껴지는 까닭은 절규처럼 다가오기 때문이다. 짊어진 삶의 십자가는 총독의 관저에서 부터 시작하는 것이 아니며, 골고다를 넘어 언제인지를 기약할 수 없는 곳까지 비칠비칠 끌고 가야 한다. 무죄여야 하는 삶의 지독한 형벌.

사는 것이 죄라면 이 형옥을 살아가기가 보다 쉽다. 죄인이라면 유폐된 지상에서 산다는 형벌을 감내하기가 한결 수월하겠으나, 무죄인 자에게 이 징벌은 억울하고 가혹하기만 하다.

사는 것이 죄라면,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모든 것이 무죄여야 한다는 반론은 인간이 신에게 할 수 있는 최소한의 항변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인간인 나는 신의 예정하심을 알 수 없어서 그가 어떻게 심판할 것인지를 도무지 알 수 없다. 그는 강하고 인간인 나는 한없이 약하다고 성경에는 쓰여있다. 강자의 논리는 죽음의 세계에서도 엄연히 존재하는가 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인 우리는 알 수 없는 죽음을 앞에 두고서 마콘도님처럼 이야기할 수 밖에 없다.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모든 것이 무죄여야 해 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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